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관련해 13일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전날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을 요구한 데 이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낸 것이다.안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선거로) ‘수도권 위기론’을 많은 의원이 체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비판 포인트는 (윤 대통령의) 정책과 태도에 대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기자회견을 열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며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도어스테핑 정도가 아니고 정식 기자회견을 해서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었다’ 이런 것을 솔직하게 밝히고 ‘이런 문제는 이런 식으로 할 테니 안심해달라’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경제, 민생에 올인해도 부족한데 이념형으로 갔다는 말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한마디로 거의 다 요약되는 것 같다”며 “구체적인 분야별 산업정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또 이 전 대표 제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했다. 전날 안 의원은 “보궐선거 당시 자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 비판에만 몰두했다”며 이 전 대표 제명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이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 여론조사에서 그다지 많은 표를 얻지 못해서 아쉬운지 총선 패배의 선봉장이 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지난 3월 전당대회 이후 안 의원이 조용한 행보를 보여온 것과 대비된다. 정치권에선 보궐선거 참패로 여당 내에 불붙은 수도권 위기론을 정치적 기회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으며 선거 전면에 나섰지만 안 의원의 중도층 공략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에 따른 위기감도 이유로 지목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안 의원이 자기한테 돌아오는 책임의 화살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안 의원만으로 중도를 견인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나 여당 지도부와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안 의원의 행보가 총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