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회 감사 시즌 때마다 카카오가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에는 지속적인 논란으로 인해 이용자가 떠나면서 다음 앱 사용자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카카오 먹통' 사태가 일어나더니, 올해에는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최근 한중 축구전 응원페이지 여론조작 의혹과 댓글 필터링 기능이 야권으로 편향돼 있다는 논란까지 휩싸이며 도마 위에 올랐다.
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다음 앱의 10월 1주차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 안드로이드 및 iOS 합산 중복포함)는 551만866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5월 안드로이드와 iOS 통합 지표 작성 이래 최저치다. 지표는 4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앱의 사용자 수는 성별, 연령대를 불문하고 감소세다. 2020년 9월까지만 해도 700만명에서 움직이던 WAU는 이제 500만명 중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3년 동안 사용자 200만명, 비율로는 20%가 날아간 셈이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로 살펴보면 올해만 5% 가까이 빠졌다. 네이버는 1% 늘고, 구글이 1% 감소에 그친 것과 비교해 사용자가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다음의 하락세는 최근 잇따른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다음에 대해 논란이 일어난 것은 지난 1일로, 중국인의 한국 포털 사이트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이날 한국과 중국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경기 당시 다음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응원은 약 2000만건으로, 전체 응원 클릭의 91%를 차지하면서다. 당시 한국을 응원한 클릭은 9%에 그쳤다. 지난달 30일 북한에 4대1로 패한 여자 축구팀 8강전 경기에서도 북한을 응원하는 비율(75%·65만회)이 한국을 응원하는 비율(25%·22만회)보다 많았다.
다음 측은 논란이 불거진 바로 다음 날 "최근 '클릭 응원'의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있다"면서 관련 서비스 중단을 공지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국민들께서 여론이 왜곡되는 상황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우려에 타당성이 있다"고 압박했다. 한덕수 총리는 4일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재앙"이라면서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위한 범부처 TF 구성에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댓글 국적 표기법'(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 통과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이 여론조작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라며 "댓글 국적 표기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해 댓글 조작이나 여론조작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10일에는 다음의 인공지능(AI) 기반의 댓글 필터링 기능이 '좌 편향' 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 기사 댓글(타임톡)에 문재인 정부 지지층을 비판하는 표현인 '대깨', '대깨문'이 포함된 표현을 쓰면 세이프봇에 의해 자동으로 가림 처리되는 반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각각 비하하는 표현인 '쥐박이', '닭근혜'와 윤석열 대통령을 비하·비판하는 표현으로 쓰이는 '굥'도 삭제나 가림 처리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정치 관련 댓글을 규제하지 않는다고 항변했으나 논란은 이어졌다.
카카오는 여러 숙제를 안고 10월을 보내게 됐다. 국정감사에서는 빠졌지만,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오는 26~27일 종합감사에 출석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 센터장은 2018년부터 2020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국회에 불려 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