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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월급만 월 92억"…한 방에 강남 집값 번다는 '이 직업' [조아라의 IT's 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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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직원)월급 명목으로 5000만위안(약 92억원)이 나갑니다. 작년에 세금으로 2억위안(약 367억원)이나 냈어요."

최근 중국 한 인기 온라인 방송 진행자가 밝힌 인건비와 세금 규모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 방송 중 밝힌 세금 액수에 깜짝 놀란 한 시청자가 "도대체 돈을 얼마나 많이 버냐, 세금은 다 내고 있냐"라고 묻자 그는 "수익의 45%를 세금으로 내고 있다. 100위안을 벌면 45위안을 세금으로 납부하고 있는 셈"이라고 답했다. 이는 중국에서 개인소득세에 적용되는 최고 세율(45%)을 낸 결과다.

남성의 정체는 최근 중국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라방(라이브방송) 채널 '펑쾅샤오양거(미친양형)' 운영자 장칭양이다. 1995년생 장칭양(동생)과 장카이양(형) 쌍둥이 형제 두 명이 운영하는 펑쾅샤오양거 계정은 중국판 틱톡(도우인)에서 팔로워 수만 1억명 이상이다. 14억 중국인 10% 정도가 채널을 구독하고 있는 셈이다.
"하루 매출 38억"…중국 틱톡 슈퍼스타 놀라운 '수익'

펑쾅샤오양거 측이 공개한 정보를 토대로 한 해 수익을 단순 계산하면 무려 4억5000억위안(약 816억원)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의 도우인(중국판 틱톡) 계정을 통해 판매된 상품의 총 거래량은 1조1000억원(약 60억위안)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라방 운영을 위해 2021년 설립한 회사는 지난해 총 8억6000만위안(약 1578억원) 규모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억5000만위안(약 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배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회사가 올해 연 매출 150억위안(약 2조7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과 비교하면 '불닭볶음면'로 유명한 삼양식품, '커피믹스' 1위 동서식품의 연매출 규모를 가뿐히 뛰어넘는 규모다.

라방을 위한 계열사만 13개에 달한다. 라방을 통해 하루 만에 벌어들이는 매출이 어마어마하다. 지난 7일 하루 틱톡에서 거둔 매출은 무려 2052만위안(약 38억원)에 달했다. 서울 강남 30평대 집값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날 두 형제는 틱톡에서 판매 금액 기준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개설된 이 계정은 중국 틱톡 개인 계정 사상 최초로 팔로워 1억명을 돌파했다. 이들을 제외하고 틱톡에서 팔로워 1억명이 넘는 계정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1억6000만명), 중국중앙TV(1억5000만명)뿐이다. 중국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대형 스타들이 출연하기도 한다. 지난 8월15일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제임스 하든이 깜짝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생방송에 입장한 시청자는 1500만명, 5초 만에 준비한 와인 1만병이 전부 완판됐다. 순식간에 팔려나자가 하든은 방송중 "말도 안 된다"며 직접 판매 기록을 확인하기도 했다.

장칭양과 장카이양 두 형제가 운영하는 이 계정은 소소한 일상 모습을 영상에 담으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웃긴 춤을 추거나, 여자친구를 부모님께 소개하는 상황, 각종 실험 영상 등을 올리며 시청자 공감을 샀다. 특히 제품을 우스꽝스럽게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치르면서 두 형제는 단숨에 슈퍼스타로 부상했다. 농촌에서 태어나 재정적으로 어렵게 자란 그들이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라방'이었다.
돈 된다 소문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라방
이들 외에도 지난 5월 미모의 유치원 음악교사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인기를 얻자, 교사가 직접 라방 진행자로 뛰어든 사례도 있다. 동영상 하나로 벼락스타가 된 황 씨는 지난달 라방 진행자로 변신했다. 한 달 동안 다섯 차례 생방송 판매에 나서 회당 평균 582만명의 시청자를 모은 그는 회당 100만∼250만위안(약 1억8000만∼4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첫 라이브 방송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40만~50만위안(약 7700만~9600만원)이다. 그가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며 받은 월급은 3000위안(약 58만원). 한번에 연봉 10배를 벌어들인 셈이다.

중국은 거대한 대륙 특성상 라이브 커머스 산업이 가장 크게 발달한 국가로 꼽힌다. 지역 간 거리가 멀어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돼 있는 데다 간편결제가 일찍이 자리 잡아 라이브 커머스 시장 형성이 빠르게 이뤄졌다. 라이브 커머스는 판매자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채팅을 하며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진입할 수 있어 타 채널 대비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강력한 방역 폐쇄 정책 등 영향으로 급성장을 이뤘고, 최근에는 경기 침체 등으로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대규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을 물론, 코로나19를 거치며 전세계적으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3조4880억위안(약 642조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고, 올해는 4조9000억위안(약 90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6명은 라이브 커머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6조원에서 올해 1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 성장으로 이미 국내 양대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등도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쿠팡 등 적지 않은 플랫폼에서도 유사한 기능을 도입한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상위층과 하위층의 소득 격차가 크고, 극소수만 성공할 수 있어 무작정 뛰어드는 것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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