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한 국제 범죄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조직으로 구성된 이들 연합체는 제조와 밀반입, 유통 등을 나눠 맡아 조직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국내로 들여온 필로폰의 규모는 250만 명분으로 순수 필로폰 국내 유통량 기준으론 두 번째로 많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필로폰 74㎏을 국내에 유통한 국제연합 3개 조직을 적발해 총 26명을 범죄단체조직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검거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한국 총책 등 아직 검거되지 않은 조직원들을 쫓고 있다.
경찰이 이날까지 압수한 필로폰의 양은 27.8㎏이다. 이는 92만6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로, 시가로 환산하면 834억원에 달한다. 이들 범죄조직이 이미 국내에 들여온 필로폰의 전체 규모는 총 74㎏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필로폰을 한국에 들여오기 위해 각자 업무를 분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조직은 필로폰을 제조해 국내에 밀반입하고, 중국 조직은 이를 유통·판매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조직은 필로폰을 들여올 루트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도왔다.
범행을 주도한 말레이시아 조직은 범행 초기 사람을 통해 필로폰을 한국 조직에 전달했다. 이후엔 나무 도마(사진)에 숨겨 국제화물편으로 들여오고 국내에 거점을 마련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말레이시아 조직 총책 A씨는 자국에서 제조한 필로폰을 일본과 대만, 홍콩 등에 판매하는 ‘국제 마약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한국 시장을 ‘개척’할 목적으로 한국과 중국 총책에 손을 내민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전담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해 조직원들을 검거하고 국내에 퍼진 필로폰 일부를 수거했다.
또 국내 거점에서 활동하던 말레이시아 조직원 두 명을 검거해 추가로 국내에 밀반입하려던 100㎏의 필로폰을 차단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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