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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명에 재앙 닥쳤는데…" 美 증시 상승한 결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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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지속되고 있다는 소식에도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지정학적 갈등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확전 가능성을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충격적 소식에도 시장은 아직 관망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63%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0.39%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59% 올랐다. 장 초반에는 지정학적 이슈가 반영되면서 주가가 추락했으나 이내 반등했다.

특히 방산 관련 종목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노스롭그루먼은 11.4% 상승했고 L3해리스 테크놀로지도 10% 가까이 올랐다.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 제너럴 다이내믹스, 록히드 마틴 모두 8% 이상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식 시장에서는 수백만 명에게 닥친 재앙이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고용보고서보다 덜 중요하게 여겨졌다"며 "이는 잔인한 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이 지속되면 유가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국제 유가는 중동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4% 이상 올랐다. 금과 미국 달러·국채 등 안전자산 가치도 상승했다.

하지만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주식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움직임 등 미국 경제에 미치는 다른 이슈들이 많은데다, 이번 중동 사태의 확전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라일리 자산운용의 수석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분명히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시장은 이 사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매우 건설적인 태도로 관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ed 금리 인상 가능성↓…3분기 어닝시즌 기대감
미국 주식투자자들은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미국 Fed의 긴축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중동 정세가 불안한 탓인지 Fed 관계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목소리를 냈다.

필립 제퍼슨 Fed 부의장은 미국 실물경제학회(NABE)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때는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파 인사로 꼽히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도 같은 자리에서 "미국 장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이 사실상의 긴축 효과가 있다는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과 일치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ed 관계자의 발언을 고려할 때 이번 주 발표되는 9월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에서 좋은 수치가 나온다면 11월 기준금리 인상 방안이 Fed의 테이블에서 제외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Fed가 오는 1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13.6%에 그쳤다. 전날(27.1%)의 절반 수준이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3분기 어닝시즌에도 희망을 걸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연말 랠리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물론 월가는 이번 전쟁이 확전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WSJ은 "중동 지역의 분쟁은 1973년과 1979년 발생한 1, 2차 요일 쇼크 이후 전 세계 시장을 교란하지 않았다"며 "이란과 이스라엘이 직접적인 충돌에 휘말릴 경우 진정한 긴장 고조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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