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투쟁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입원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퇴원했다. 구속 위기를 넘긴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후 어수선하던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흔들리던 당권을 장악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공보국은 9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이 대표는 녹색병원에서 퇴원한 뒤 당분간 자택에서 회복 치료를 할 것”이라고 알렸다. 건강을 감안할 때 이 대표는 이번주 후반 본격적으로 당무에 복귀할 전망이다.
그는 단식 중이던 지난달 18일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후에도 단식을 이어가다 지난달 23일 단식 중단 및 회복 치료를 시작했다. 입원 중에 이 대표는 자신의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거나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는 대로 지도부 공백을 메우고 당내 분열을 수습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인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사퇴했고, 사무총장을 비롯한 정무직 당직자들도 사표를 낸 상태다.
당내 갈등이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가 통합을 강조하더라도 친명계 최고위원과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비명계 징계 추진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 비명계 초선 의원은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과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 등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한발 물러서서 화합을 강조하고, 비명계 징계는 홍 원내대표 등이 총대를 메는 투트랙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가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질 위험은 회피하고, 승리할 때의 공적은 챙기기 위해 뒤늦게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선거운동에 나서도 구민들의 의사 결정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선거 결과가 좋다면 본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지면 선거운동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었다며 피해 가기 위한 명분 쌓기용 행보”라고 지적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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