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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공정위 소송…1년 내 사건 종결 10%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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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 진을 빼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이후 공정위 처분에 불복한 소송의 판결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공정위 관련 불복 소송에서 1년 안에 확정판결이 나온 비율은 2021년 소송 제기 사건의 9.6%에 불과했다. 공정위 의결은 법원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어 기업이 불복하면 고등법원 판결 또는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다.

지난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소 제기 사건은 이 비율이 51.9%에 달했지만 2018년 40.7%, 2019년 36.4%, 2020년 29.6%, 2021년 9.6%로 매년 감소했다. 지난해 소 제기 사건도 올해 8월 기준으로 10.1%에 그쳤다.

2년 이내 확정판결이 나온 비율도 2017년 90.3%에서 2020년 69.4%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사건도 올해 8월 기준으로 11.5%에 머물렀다.
삼성·SK 공정위 사건도 2년째 소송 진행
前 정권서 무리한 처분 많아…법리 다툼에 판결 늦어져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행정소송의 처리 기간이 길어진 것은 지난 정부에서 다툼 여지가 많은 공정위 조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기업집단감시국을 창설하고 공정위를 재벌개혁의 선봉으로 내세웠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집단감시국이 부과한 과징금은 2017년 24억원에서 2020년 1242억원, 2021년엔 2851억원으로 급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에는 141억원에 그쳤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기존 공정위 사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담합(카르텔) 사건은 과징금 규모에 대한 다툼 여지가 있을 뿐 시간이 많이 걸릴 이유는 없다”며 “지난 정부 때 기업집단감시국이 생기면서 법 위반 자체를 다툴 만한 사건을 무리하게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SK그룹과 삼성그룹 사건은 소 제기 후 2년이 지나도록 고등법원 판결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2021년 기업집단감시국은 SK㈜가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지분을 취득해 SK㈜의 기회를 가로챘다며 SK㈜와 최 회장에게 과징금 8억원씩을 부과했다. 최 회장은 이례적으로 공정위 전원회의에 출석해 “(다른 기업이 지분을 인수할 경우) 기술 유출이 우려돼 개인 자금을 투입한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사내식당 부당 지원’ 혐의를 받은 삼성그룹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021년 공정위는 삼성그룹 4개 계열사가 수의계약을 통해 삼성웰스토리를 사내급식업체로 지정하고 마진율을 보장해 부당 지원했다며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했다. 삼성그룹은 “재료비에서 마진을 남기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로 웰스토리의 이익률은 오히려 절반으로 떨어졌다”며 부당 지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8년 총수일가가 설립한 기업을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로 과징금 260억원을 부과받은 LS그룹은 2심에서 공정위에 일부 승소하고도 대법원에 상고했다. LS는 2021년 나온 서울고법 판결로 과징금의 70%를 돌려받게 됐지만 “부당 지원 사실 자체가 없다”며 판결에 불복했다.

공정위에 소송을 제기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런 소송이 걸리면 관련 부서들은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한다”고 말했다.

박한신/이슬기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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