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이 대체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한 가운데 설탕과 곡물 가격은 그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탕은 두 달째 가격이 올라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 평균가격=100)는 121.5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5개 품목군별로 매월 지수를 발표한다. 이 지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하락세에도 설탕은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설탕 가격은 태국과 인도 등 주요 생산국에서 엘니뇨로 인한 건조 기후 탓과 국제 유가 상승세로 인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설탕 가격지수는 162.7로 전월보다 9.8% 올라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2010년 11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1월 대비 39.3%나 높아진 셈이다.
지난달 곡물 가격지수도 126.3으로 전월보다 1.0% 상승했다. 특히 러시아산 공급량이 늘며 밀 가격은 내렸으나 수요 증가와 공급량 감소, 운송 차질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옥수수 가격이 올랐다. 수요가 저조한 영향으로 쌀 가격도 하락했지만 인도의 쌀 수출 제한 등으로 하락 폭은 작았다.
지난달 유지류, 육류, 유제품 가격지수는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다. 팜유와 유채씨유는 공급량 증가로, 해바라기씨유는 흑해 지역 수확에 따라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육류 가격지수는 114.2로 1.0% 떨어졌다. 수요 감소로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했다. 공급량이 늘며 가금육 가격도 하락했다. 다만 소고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수입 수요가 커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