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 에코프로를 두고 또 한 차례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가파른 성장성을 최근 1년 사이 주가 상승 국면에서 모두 반영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등 세 종목에 대해선 공급망 경쟁 우위를 확보해 유리한 구도에 있다며 '매수'를 조언했다.
4일 이 증권사의 김현수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 보고서를 내고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조정 시 매수를 권했다. 그는 이들 세 종목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로는 각각 75만원, 65만원, 44만6000원을 제시했다. 직전 거래일인 9월 27일 종가와 비교하면 각각 57%, 81%, 76%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셈이다.
김 연구원은 전기차 성장의 필요 충분 조건은 공급망 안정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전기차 판매 전망치는 탄소 배출, 배기가스 배출 규제·보조금 등 각국의 전기차 육성책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이 육성 정책의 강도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원인 변수는 공급망 리스크의 해소 속도"라며 "미국과 유럽 입장에서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공급망 리스크가 해소되는 정도에 따라 전기 차 육성 정책의 속도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세 종목은 공급망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사모을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판매량(Q)의 상승 기울기가 완만해지고 판매가격(P)이 하락하는 현 국면이 멀티플이 높은 2차전지 섹터의 밸류에이션 저평가를 촉발시키고 있다. 전반적인 멀티플(배수)의 정상화 국면을 거칠 것으로 예상하지만 탄소 중립 경제로의 전환과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서 각 경제 권역이 요구하는 공급망 안정화 요건 충족한 기업들은 높은 실적 가시성을 바탕으로 그 저평가 강도가 약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침투할 수 있는 수요를 100으로 가정할 경우 한국 양극재 기업들의 증설 계획으로 수요의 90%를 대응 가능한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이제 대규모 추가 증설을 기대할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발표한 증설 계획 내 어느 곳이 수주로 증설분을 채워나가느냐의 싸움인데, 공급망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등이 유리한 구도에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배터리 셀 메이커 업체들 가운데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공급망 안전성이 가장 높다며 장기 매수 관점을 유지했다.
다만 지주사인 에코프로에 대해선 공급망 우위를 확보하긴 했지만 이미 성장성을 주가가 온전히 반영했다면서 '매도' 시각을 유지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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