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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극복 카드…테마파크 "팬덤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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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국내 테마파크업계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팬덤 마케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방문객의 재방문과 객단가(1인당 매출)를 높여 놀이공원의 주 타깃인 학생들이 감소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려는 의도다.
입장객 수 감소 고착화

2일 테마파크업계에 따르면 서울 잠실롯데월드는 최근 글로벌 IP를 활용한 놀이기구를 새로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놀이기구가 들어설 자리는 현재 ‘정글탐험보트’가 있는 곳이다.

정글탐험보트는 롯데월드에서도 누적 탑승객 수가 ‘톱5’ 안에 들 정도로 인기 놀이기구로 꼽힌다. 지금까지 인기가 많았다고 하더라도 저출산·고령화 국면에서 살아남으려면 변신이 불가피하다는 게 롯데월드의 판단이다.

롯데월드가 ‘효자’ 놀이기구를 포기하면서까지 유명 IP를 선택한 데엔 테마파크업계가 직면한 시장 환경이 영향을 줬다. 테마파크는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는 대표적 업종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 학령인구는 528만1000명에서 2025년 503만5000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춰 국내 주요 테마파크의 연간 입장객 수도 감소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롯데월드의 한국인 입장객은 2012년 605만4162명에서 2019년 578만6118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에버랜드 역시 한국인 입장객이 598만7754명에서 571만6315명으로 감소했다.

IP 활용 마케팅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 대세가 된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강화 전략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 롯데월드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협업해 웹툰 ‘다크 문’ IP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는 게 이런 사례다.

롯데월드는 지난 1일부터 ‘다크문 위드 엔하이픈 인 롯데월드’를 주제로 롯데월드를 꾸몄다. 아이돌그룹 ‘엔하이픈’의 멤버들이 나오는 웹툰 ‘다크 문’을 현실로 옮겨 팬덤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다크문 행사가 시작된 9월 첫 주 관람객은 성수기인 여름(8월 첫 주) 관람객보다 17% 많았다”며 “관련 기념품도 준비한 물량이 동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판다 팬덤’ 노리는 에버랜드
에버랜드는 판다 팬덤 덕을 톡톡히 봤다.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판다 ‘푸바오’가 내년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해 들어 ‘판다월드’의 인기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올여름 성수기(7~8월) 에버랜드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0%가 “판다를 보기 위해 에버랜드에 방문했다”고 답했을 정도였다.

에버랜드는 판다를 활용한 부대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이달 초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에버랜드 푸바오 가족을 뜻하는 ‘바오 패밀리’ 상표를 출원하며 지정상품으로 ‘의류·신발·모자’ ‘맥주·비알코올성 음료’ ‘귀금속 및 그 합금’ 등 총 21개 종류를 기재했다.

주로 놀이공원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념품으로, 이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판다 팬덤을 중심으로 객단가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마파크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들이 경험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어 도심에서도 놀이공원의 대체재가 많아지고 있다”며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충성도 높은 고객을 중심으로 재방문율을 높이는 전략은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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