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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걱정 커지는 치매, 외국어·악기 배우면 예방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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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맞아 오랜 만에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때다. 연로한 부모님을 보면 걱정이 커지는 질환 중 하나가 치매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만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 는 89만명이다. 2017년 71만명에서 매년 5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2030년 142만명, 2050년 315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은 "치매는 자신을 잃고, 의지와 상관없이 말과 행동을 하거나 가족에게 짐이 된다는 점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병"이라고 했다. 그는 "초기 치매 증상과 건망증은 뚜렷하게 차이가 나지 않고, 치매 종류도 많기 때문에 노년기 미리 검사받아 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치매는 뇌가 손상돼 언어·기억·학습·판단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원인만 100가지가 넘는다. 뇌를 공격하는 요인이 100가지가 넘는다는 의미다.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발병 요인은 알츠하이머 치매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 조직이 소실되고 위축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지적 능력이 서서히 떨어져 인지하지 못하면서 치료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가 되면 전두엽 기능 장애, 심한 행동장애와 신체 합병증으로 독립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환자는 물론 가족에게도 정신적, 육체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초기에 진단과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나 뇌혈관 손상 탓에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면서 발생한다. 기억력보다는 판단력이 떨어지고 행동이 느려진다. 평소 뇌혈관 질환 병력이 있다면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관 건강을 유지하도록 힘써야 한다.

동작과 걸음이 느려지고 굳어지는 파킨슨병 증상을 동반하는 루이소체 치매, 뇌의 전두엽 및 측두협의 퇴행성 변화로 기억장애보다 성격변화, 이상행동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전두측두 장애로 인한 치매 등도 있다.

아직 치매를 호전시키거나 완치시킬 수 있는 약은 없다. 치매 골든타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계산능력, 언어 능력 등이 감퇴했지만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치매 전 단계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 중 경도인지장애 발병률은 10~20% 수준이다. 경도인지장애가 없으면 매년 1~2% 정도만 치매로 진행한다. 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10~15% 정도가 치매로 이어진다. 치매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되면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치료해야 한다.

치매 의심 증상 등으로 병원을 찾으면 진단을 위해 인지 기능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신체 상태 검사 등을 진행한다.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주의집중력, 기억력, 시공간능력, 언어능력 등을 평가하는 데 정신장애도 감별할 수 있다.

혈액검사, 뇌 MRI등을 통해 치매의 다양한 원인을 확인하기도 한다. 치매는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인 인지중재치료법 등으로 치료한다. 약물치료 목표는 치매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인지 중재치료법은 치매 탓에 떨어진 기억력, 언어능력 등의 인지 기능을 높이는 게 목표다.

치매 예방을 위해선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려면 외국어나 악기를 배우거나 컴퓨터 사용 등을 통해 두뇌활동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를 막기 위해선 젊을 때부터 깨끗하고 건강한 혈관을 유지해야 한다. 40대부터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확인하고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뇌혈관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매일 30분에서 1시간씩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양한 연구에서 규칙적 운동이 뇌 세포 산화손상을 줄이고 뇌조직을 보호해 치매를 예방하고 발병을 지연시킨다는 게 알려졌다.

박 센터장은 "최근 치매 치료는 경도인지장애, 주관적 인지저하 같은 치매 이전 단계에서 조기 진단하고 예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예방을 위해 균형 잡힌 영양, 정신활동, 사회 활동, 신체 활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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