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론 연구를 시작했을 때에는 우주론 학계의 규모는 매우 작고, 연구자도 적었습니다."
조지 스무트 교수는 25일 이화여대 종합과학관에서 '오늘날의 우주론'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대세 연구가 무엇인지 찾기보다는 내가 잘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물리학 최고의 석학인 조지 스무트 교수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비등방성의 발견’을 이끈 공로로 2006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스무트 교수는 세계적 수준 연구중심대학 육성(WCU) 사업 지원으로 2008년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초빙돼 우주의 탄생 원리와 과정을 연구하는 이화여대 초기우주과학기술연구소 초대 소장으로 재임한 바 있다.
이날 강연에서 스무트 교수는 관측 우주론의 발전과 도전의 역사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보여주었다. 그는 강연을 통해 우주에 대한 중요한 질문의 답을 찾고 우주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기초연구로서의 우주론의 의미를 소개하고, 우리가 현재 이해하고 있는 우주에 대한 지식이 지난 수십 년간의 이론과 관측, 기기 개발 노력의 성과임을 강조했다.
스무트 교수는 “우주론은 우주에 대한 연구이기 때문에 ‘큰 것’에 대한 연구로 보통 생각하기 쉽지만, 이론적으로 ‘미시세계의 이론’인 양자역학이 초기우주 이해에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최근의 초정밀 관측 기기는 양자역학적 이해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미 총장은 “스무트 교수의 이화여대 특강이 특별히 의미 있는 것은 스무트 교수가 2009년부터 5년간 이화여대 초기우주과학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교육과 연구에 깊숙이 관여한 것뿐 아니라, 다른 학문 분야와 함께 여성 과학자, 여성 공학자를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여성 고등교육기관인 이화여대에서 진행되는 특강이기 때문”이라며 “오늘 강연을 통해 학생 여러분이 다음 세대의 훌륭한 과학자, 물리학자가 될 수 있는 영감을 갖고, 나아가 이화여대에서 한국 최초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배출되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이번 특강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스웨덴 노벨재단 산하의 ‘노벨프라이즈 아웃리치’가 공동 주관하는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 행사의 일환이다. 이화여대는 "세계적 석학을 초청해 마련하는 이번 특강을 통해 교내 우수 과학기술 연구자와의 교류와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융합적이고 발전적인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