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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디폴트 위기 재점화…7300억원 채권 상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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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업체 헝다그룹 주요 계열사가 40억위안(약 7327억원) 규모의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년 말 첫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던 헝다가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헝다의 계열사인 헝다부동산은 25일 공시를 내고 이날까지 지급해야 할 역내 채권에 대한 원금·이자 40억위안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헝다부동산 측은 “채무 상환을 피하지 않는다는 기본 전제하에 적극적으로 채권단과 협상하고 조속히 채권단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헝다그룹은 지난 22일에도 예상보다 악화한 부동산 판매 실적을 이유로 25∼26일로 예정됐던 주요 해외 채권단 회의를 취소하고 기존 채무 구조조정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헝다는 지난 3월 기존 부채를 새로운 채권 및 주식 연계 상품으로 맞바꾸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는데, 이를 이행할 수 없다는 의미다. 만약 새로운 합의가 없으면 150억달러(약 20조원)가량을 헝다에 빌려준 해외 채권단은 회사 청산을 추진할 수 있다. 당장 헝다는 다음달 30일 홍콩 법원에서 회사 청산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를 앞두고 있다. 헝다가 최종 부도를 맞는다면 최근 위기론이 커지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또 한 번 큰 충격이 될 것이란 평가다.

헝다의 부정행위에 대한 당국의 조사도 강화되고 있다. 헝다는 24일 별도의 공시를 통해 그룹이 정보 공개 의무 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새 채권을 발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또 중국 매체 차이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헝다그룹 총재(CEO)를 지낸 샤하이쥔과 헝다그룹 수석재무관(CFO)을 지낸 판다룽이 재무 조작 관련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금돼 조사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은행 예금 관련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로 사임한 상태다. 당국이 헝다그룹 및 계열사의 전현직 임원 다수를 대상으로 자금 운용상의 위법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게 차이신의 설명이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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