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16년 만에 3위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 이후 15년 간 미국의 최대 수입국으로 군림해왔던 중국이었으나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미국 내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단기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회복세를 띌 것이라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의 중간재 수출도 단기적 회복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3일 무역통계업체 글로벌트레이드아틀라스(GTA)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중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13.3%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순위 역시 16년 만에 3위로 떨어졌다. 1위는 멕시코, 2위는 캐나다였다.
중국은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의 압도적인 최대 수입국이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발발한 뒤 중국의 미국 내 수입점유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017년 중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1.6%까지 올랐으나 지난 상반기 13.3%까지 떨어지면서 불과 6년 여 만에 8.3%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 역시 지난해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13개월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미국 수입시장 내 중국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론 미국 기업들이 줄어든 재고 보충에 나서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회복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차이퉁증권연구소를 인용해 "낙관적일 경우에는 올 3분기부터 미국 기업들의 재고 보충 수요가 상승하면서 중국의 대미수출이 연내 회복될 수 있다"면서도 "단 미국 시장의 수요 회복 시기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대미 수출 부진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차이퉁증권연구소가 미국의 분야별 대중국 수입의존도와 재고 상황을 분석한 결과, 플라스틱·고무, 가구, 종이 및 인쇄용품, 전자제품 등 품목의 대미 수출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됐다.
이에 따라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수출도 단기 회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무역관은 "미국의 대중국 수입의존도와 재고 보충 수요가 높은 플라스틱 등 품목의 대미 수출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일 경우 중국의 관련 중간재 수입수요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3~4분기부터 대미 수출을 비롯한 중국 전체 수출 부진세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는 있지만 급반등은 어렵다"면서 "중국 소비회복 미진세, 부동산 경기 침체,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하방 압력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