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15가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관련 부품주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신형 아이폰 가격이 동결된데다 국내 부품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이노텍은 전 거래일 대비 1.42% 하락한 2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디스플레이는 2.29% 내린 1만325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아이폰 관련주로 분류되는 덕우전자(-3.99%)와 비에이치(-4.30%)도 하락했다. 이들 부품주는 신형 아이폰이 발표된 이후 단기적으로 상승했지만 지금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현재 해외에서 사전주문이 진행 중인 아이폰15는 C타입 단자와 티타늄 소재 적용 등에 힘입어 출시 초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15 프로 맥스의 상품 생산부터 수령까지 6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최근 7년내 최장 기간이다. 신형 아이폰 구매 수요가 예년보다 강하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애플의 가격 동결 정책이 부품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에 이어 15 시리즈에서도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애플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익성 일부를 포기한 만큼 부품 업체를 향한 단가 인하 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가격 동결이 향후 부품사의 공급 단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부품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19일 한국투자증권은 LG이노텍의 3분기 추정 실적으로 매출액 4조4800억원, 영업이익 1771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1년 전보다 매출액은 17%, 영업이익은 60% 감소한 수치다. 목표 주가도 기존 41만원에서 36만원으로 낮춰잡았다.
아이폰에 OLED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5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손실은 4847억원으로 추산된다. 덕우전자도 올해 1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를 거치며 부품주가 본격적인 아이폰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품 공급 차질 이슈가 대부분 마무리된데다 아이폰15 시리즈 중에서도 '프로', '프로맥스' 같은 고급 모델 출하량이 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아이폰15 프로 라인업의 생산량은 전체의 66%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아이폰 프로 라인업이 생긴 이후 최고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 맥스의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4분기 실적 개선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