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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아파트가 매주 신고가…낡을수록 더 비싸다는 '이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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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은 조용하던 아파트가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신고가 소식이 나옵니다. 저번 주에 신고가가 나왔다고 해 안내문을 붙였는데, 오늘 가격을 다시 바꿔야겠네요.”(A공인중개사 대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들이 연일 계속되는 신고가 소식에 들썩이고 있다. 재건축을 앞둔 구축 아파트일수록 가격 상승 폭이 큰데, 50년 된 중형 아파트가 20년도 안 된 대형 아파트 가격을 앞지르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현장에선 호가가 크게 오르며 연말까지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전용 92㎡는 지난 1일 22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가 지난달 22억원에 거래되며 한차례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10여일 만에 6000만원이 다시 오른 셈이다.

단지는 1975년 준공돼 올해로 48년이 넘었다. 최고 15층, 10개 동, 866가구 단지로 여의도에서도 오래된 아파트로 손꼽힌다. 2020년 8월 재건축을 위한 조합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았던 단지는 최근 주변 단지의 재건축 사업에 힘입어 조합 설립을 위한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단지 전용 175㎡는 지난달 38억5000만원에 거래되면 직전 거래가(31억원) 대비 7억5000만원이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여의도자이 전용 210㎡가 36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그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삼부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가까운 데다가 한강과도 가까워 재건축 기대감이 곧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 설명이다.

사정은 여의도 내 다른 재건축 단지도 비슷하다. 1976년 준공된 여의도 수정아파트는 지난달 전용 150㎡가 2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26억2700만원)보다 2300만원 올랐다. 1978년 장미아파트 역시 전용 158㎡가 30억9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가격(23억원)과 비교하면 8억원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재건축 기대감 탓에 매매가와 전셋값이 극단적으로 차이 나는 기형적 가격 구조가 나왔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여의도 삼부의 전용 92㎡ 전세가는 최근 4억원에 거래됐다. 매매가와 비교하면 10%대 수준이다. 2005년에 준공된 여의도동 롯데캐슬아이비 전용 219㎡의 매매가격이 26억원, 전셋값이 17억7000으로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여의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내부 수리를 했다 하더라도 실거주하기엔 너무 낡은 아파트”라며 “사실상 지금 거래는 모두 투자 목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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