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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바이오시밀러'로 재도약 나선 셀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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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알약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을 주사제가 아니라 경구용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하면서다. 제형 변경을 마중물 삼아 신약 개발사 변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알약 스텔라라 임상 1상 돌입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기업 라니테라퓨틱스와 손잡고 스텔라라와 휴미라의 경구용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를 알약 형태로 개발하는 세계 최초 시도다.


라니테라퓨틱스는 셀트리온의 항체를 받아 19일 경구용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1상을 호주에서 시작했다. 건강한 사람 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내년 1분기 주요(톱 라인) 데이터가 나올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알약을 먹은 집단, 피하주사를 맞은 집단을 비교해 효능 평가를 할 예정”이라며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개발 및 판매권의 우선협상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건선성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는 피하주사와 정맥주사 형태로 개발된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바이오시밀러도 오리지널과 같이 주사제로 출시될 예정이거나 개발 중이다. 주사제와 달리 경구용 약은 환자 투약 편의성이 높을 뿐 아니라 주삿바늘 등 의료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셀트리온은 휴미라의 경구용 바이오시밀러도 라니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단계이며 이르면 연내 임상 1상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휴미라와 스텔라라는 지난해 각각 216억달러, 101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 의약품 중 매출 상위 1, 3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경구용 역시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약 개발사로 체질 개선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주종목인 바이오시밀러 제형을 변경해 기존에 없던 형태의 약을 내놓는 것도 그 일환이다. 연구개발(R&D) 전략은 ‘투트랙’이다. 외부 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과 동시에 내부 개발도 이어간다.

이번 라니테라퓨틱스와의 임상은 신약 개발을 위한 대표적인 외부 협업 사례다. 라니테라퓨틱스는 항체가 들어있는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을 캡슐로 감싼 뒤 소장에 내려보내 약물이 혈관으로 흘러가게 하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플랫폼 확장 가능성이 큰 만큼 셀트리온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 결과를 보고 추가 협업을 검토할 계획이다.

자체 개발로 제형을 바꾼 사례도 있다. 정맥주사인 레미케이드를 피하주사로 개발한 램시마SC가 대표적이다. 오리지널 개발사인 존슨앤드존슨조차 레미케이드를 피하주사로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서 출시 당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피하주사는 매번 병원을 찾아 서너 시간 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의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램시마SC는 다음달 미국에서 짐펜트라라는 제품명으로 신약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미국에서만 짐펜트라 매출 7000억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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