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가 담긴 바이알(유리 용기)의 뚜껑 제조는 먼지 한 톨도 들어가면 안 될 정도로 어려운 기술입니다.”
홍성용 웨스트파마슈티컬서비스 한국지사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의약품 제조의 마지막 단계인 포장은 미국 약전(USP)에 상세한 가이드라인이 있을 정도로 규제 수준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1923년 설립돼 100주년을 맞은 웨스트는 지난해 매출 3조8200억원, 영업이익 9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76%는 주사제 포장재에서 나온다.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은 32조원에 달한다.
웨스트의 핵심 기술은 주사제의 바이알을 덮는 고무 재질의 뚜껑 제조다. 그는 “고무마개는 유리병을 덮는 순간 주사제와 직접 닿는다”며 “원액(DS) 제조만큼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은 단 한 병의 오염으로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모더나가 대표 사례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 mRNA 백신 제조 과정에서 바이알 한 병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자 해당 기간 생산된 모든 백신을 폐기했다.
온도에 조금만 변화를 줘도 단백질이 쉽게 깨지는 바이오의약품은 저가 고무마개로는 보관이 불가능하다. 이 회사의 프리미엄 고무마개는 매년 470억 개가 팔린다. 주요 고객사는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모더나 등 사실상 모든 미국 대형 제약사다.
그는 “고무마개를 의약품마다 맞춤형으로 제조하지 않으면 고무가 부스러지고 약물 오염으로 이어진다”며 “웨스트는 경쟁사 대비 품질 기준이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또 “0.0001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의 불순물까지 잡아낸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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