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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가 산림파괴?…85% 재활용하는 진짜 친환경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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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는 재활용률이 85%입니다. 친환경 제품으로 부르는 데 손색이 없습니다. 제지산업이 산림을 파괴한다는 건 오해입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난 이복진 한국제지연합회장(사진)은 ‘환경 파괴 주범’이라는 제지산업이 뒤집어쓴 오명을 적극 해명했다. 종이의 원료인 펄프는 정해진 조림지에서 키운 나무로만 제조한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에서 자란 나무를 베지 않는다. 국내외 제지회사들은 벌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나무를 조림지에 심고 있다.

이 회장은 “종이 사용량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산림 면적도 세계적으로 많이 늘어났다”며 “오래된 나무는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떨어져 그런 나무를 사용하고 그 자리에 새로 심는다”고 했다. 그는 “다 익은 벼를 벤다고 자연 훼손이라고 하지 않지 않느냐”며 “산림 경작도 윤벌 개념이고, 동남아시아에선 6~8년 자라면 쓸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현실에 눈감은 채, 일부 교육 현장은 종이를 덜 쓰는 게 산림을 보호하는 행동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 회장은 “제지회사들이 국내에 경작하는 산림지가 9000㏊, 뉴질랜드 등에 추가로 보유한 게 7만4000㏊로 총 8만3000㏊를 경작한다”며 “서울 여의도 면적의 290배 규모”라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친환경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종이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과거엔 폐기물 신세였던 종이가 지금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는다”며 “분리 배출만 확실히 하면 재활용률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종이 빨대의 친환경성 논란에 대해선 “분리 배출이 핵심”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종이는 물에 잘 풀어지는 특성이 있다”며 “종이컵을 모아 배출하듯 종이 빨대도 그런 과정을 거치면 재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주요 산업에서 확산 중인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플라스틱업계가 플라스틱을 생분해한다고 주장하는데 완전히 해소되는 게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는 것”이라며 “생분해가 가능한 종이야말로 진짜 친환경”이라고 주장했다.

종이는 확장성이 있는 소재다. 인쇄용지와 달리 일부 종이는 사용량이 늘고 있어 장래가 어둡지 않다는 평가다. 그는 “자동차 내부 소음을 막거나, 반도체를 포장하고 고급 스테인리스 표면을 보호하는 용도로 쓰이는 등 ‘특수지’만 해도 종류가 수백 가지”라고 했다.

제지연합회는 1952년 국내 제지사들이 모여 출범한 단체다. 국내 제지사들의 생산량은 지난해 1125만t으로 세계 7위 수준의 ‘제지 강국’이다. 연합회는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고, 종이 자원과 관련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한다.

지난 2월 취임한 이 회장은 40년간 제지업 한 우물을 판 ‘제지맨’이다. 2014년부터 5년간 한국제지 대표를 지낸 데 이어 2020년부터 태림 사장을 맡고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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