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20대 여성이 혀가 부어오르다가 검게 변한 뒤 혼수상태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국적의 케이틀린 알솝(27)은 친구들과 식사하던 중 혀를 깨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가볍게 받아들였으나, 몇시간 후 말이 어눌해지고 호흡곤란이 생기더니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케이틀린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혀가 부어오르더니 벗겨졌고, 그러다가 검게 변했다"며 "숨쉬기가 너무 어려웠고 실제로 말을 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급히 병원을 찾은 케이틀린은 '구강저 봉와직염(루드비히 안자니아)'을 진단받았다. 매복사랑니의 염증이 입 안 전체로 퍼지게 됐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었다.
구강저 봉와직염은 구강에 생긴 염증이 턱 바로 아래의 공간에 급격히 퍼지는 봉와직염의 한 종류다. 염증은 주로 심한 충치나 치주염으로 인해 발생한 세균이 구강 바닥으로 침투해 발생한다. 이외에도 구강 바닥의 이물과 외상, 아래턱뼈 골절, 혀의 피어싱 등에 의한 세균 감염, 혀밑샘이나 턱밑샘염 등의 염증이 턱 아래로 퍼지면서 생길 수 있다.
감염 초기에는 입의 바닥이 부으면서 점차 위로 올라와 침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말하거나 침을 흘리는 데에도 문제가 생긴다. 상태가 나빠지면 기도가 손상되면서 혀 양쪽 공간이 딱딱하게 굳어버릴 수 있다. 증상으로는 혀가 위로 상승해 혀가 2개처럼 보이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케이틀린처럼 혀가 검게 변하고 호흡곤란, 혼수상태가 동반되거나 혀의 부종, 발열, 피로감 등이 생길 수 있다.
혀의 부종이 진행되면 기도 폐쇄로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다. 턱 아래 공간의 염증은 염증이 매우 빨리 퍼지므로 별다른 조기 증상 없이 기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염증이 바깥으로 퍼지면 다른 목 부위의 농양(고름)을 형성할 수 있고, 다른 신체 부위까지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최대한 빨리 병원에 찾아 치료받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구강저 봉와직염으로 인한 입원 후에도 항생제 치료와 면밀한 관찰을 이어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응급 상황 시에는 기관 삽관 또는 기관 절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아울러 고름집이 형성되지 않고 봉와직염의 형태가 되는 경우가 많아, 주로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며, 고름집이 형성됐다면 배농술(관 삽입)을 시행하기도 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