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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박터지는데 "역대 최고기록"…현대차 美서 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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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가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전기차 단점을 보완한 대체재 성격이 강한 하이브리드가 미국 현지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미국 내 판매량 실적은 친환경 차가 이끌었다.

현대차의 미국 내 신차 판매량은 6만5046대로 전년 대비 1% 증가했는데 이 중 하이브리드의 활약이 눈에 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전년 대비 72%, 투싼 하이브리드는 41% 증가세를 기록하며 월간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는 2010년대만 하더라도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 전환이 도요타 등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세단뿐 아니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도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차종을 늘리면서 판매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도 전기차 못지않게 하이브리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수요 때문이다. 삼성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수요는 66만대로 전년 대비 56% 성장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함께 발표됐던 전기차 성장률 기대치인 70~80%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내 하이브리드 수요는 52만4000대로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성장률은 전기차보다 낮지만, 순수 전기차 판매량인 53만7000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점유율 7%에 불과한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이 2028년에는 2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기차보다는 판매 단가가 높은 하이브리드가 완성차 업체로서도 이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차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연비 효율성도 내연기관 대비 20% 이상 높은 데다 판매 단가도 20%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인하로 점유율 확대 승부수를 걸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19.5%에서 올해 2분기 9.6%로 급감했다. 이에 비해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11.4%로 테슬라보다 낫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에 동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 운영책임자(COO)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오토쇼'에서 열린 오토모티브뉴스 콩그레스에서 "현대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자가 내일의 현대 전기차 구매자"라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에 대한 동시 투자가 다른 브랜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현대차 미국 법인은 지난 4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을 증설해 오는 10월부터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내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GV70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다만 하이브리드 열풍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임은영 연구원은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를 제치고 메인 스트림(주류)이 될 수 없다"며 "하이브리드 단독으로는 미국의 평균 연비 규제 대응이 불가능한 데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보다도 시스템이 복잡해 자율주행 기술 트렌드와는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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