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7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 속에서도 고용 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기보다 10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67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6만8000명 증가했다. 증가 폭이 전월(21만1000명)보다 5만7000명 확대하며 2개월 연속 20만명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4~7월 내리 감소했는데, 지난달 5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7월 집중호우로 둔화했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지난달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13만8000명(4.9%),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12만1000명(5.5%),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서 5만7000명(4.4%)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446만명)는 1년 전보다 6만9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과 생산 부진으로 9개월째 감소세다. 건설 경기 둔화로 건설업 취업자(212만5000명)도 1000명 줄어 9개월째 감소세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641만9000명)가 1년 전보다 30만4000명 증가했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15~59세)에서는 취업자(2225만9000명)가 3만6000명 줄었다. 청년층(15∼29세)과 40대가 각각 10만3000명, 6만9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10개월째, 40대는 14개월째 감소세다. 청년층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하지만 청년층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인 고용률은 47%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내려 7개월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모든 연령층 가운데 유일하게 떨어졌다.
다만 8월 기준 청년층 고용률은 작년(47.3%)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실업률(4.5%)은 사상 최저로 청년층 고용이 양호한 상황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 취업자 수가 좋은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핵심 취업 연령대인 20대 후반은 고용률(62.5%)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취업자 수 증가는 남성보다 여성이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남성 취업자는 1만3000명 감소하며 전달(-3만5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여성 취업자가 28만1000명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남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제조·건설업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하고, 고령층 취업자가 여성 중심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3.1%로 통계 작성 이래 8월 기준 사상 최고치다. 15∼64세 고용률도 69.6%로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경제활동참가율(64.4%)도 30개월 연속 상승하며 8월 기준 역대 최고다. 실업률(2.0%)은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해 8월 기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로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률·실업률의 견조한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하반기 대기업의 신규채용 규모의 감소 등은 향후 20·30대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