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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경 프로게이머는 평소 게임을 즐겨 했던 아버지를 따라 6살 때부터 비디오게임에 입문했다.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게임을 접할 수 있었던 그는 여러 게임 중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SONY)의 ‘피파(FIFA) 시리즈‘에 유독 흥미를 느꼈다.
김 씨는 피파 시리즈의 온라인 버전인 ‘피파온라인’이 출시되자 다른 플레이어들과 경쟁하며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게 됐다. 피파온라인 구 버전 당시 전체 유저들의 등급을 13개로 나눠 놓은 티어에서 김 씨는 최상위 등급인 ‘전설 A’등급에 등극했다.
게임에 소질을 보인 그의 게임 실력에 주변 친구들은 물론 타 학교 학생들까지 게임 대결에 줄을 설 정도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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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게임, 둘 다 놓지 않았던 대학생
그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도 게임을 놓지 않았다.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19년 피파온라인 유저 중 랭킹 100위 이내 해당하는 등급인 ‘슈퍼챔피언스’에 등극하면서 프로게이머의 길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게임과 함께 걸어 온 그는 삶에 있어 ‘피파’는 어떤 의미일까. 김시경 FIFA 온라인 4 프로게이머 직접 만났다.
“성적 좋을 때나 나쁠 때 모두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어야..."
김시경 프로게이머(FIFA 온라인 4)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계기가 있나요.
“2020년에 랭킹 1위했을 때, 신보석(現 아시안게임 피파온라인 국가대표 감독) 선수로부터 선수 제의를 받았어요. 그러면서 학기가 한창이던 때 첫 출전한 대회인 eK리그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뒀고, 이후 이 길로 가야겠다고 확실히 마음을 굳혀 휴학을 했습니다.”
학업을 멈추고 프로게이머를 하는 것에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던가요.
“부모님께선 어릴 적부터 제가 하고 싶은 건 해보라고 하는 편이세요. 첫 출전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보니 그 점도 좋게 작용했죠. 게임을 병행하면서도 성적이 괜찮았어요. 그런 점을 보고 믿어주셨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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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의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하루 평균 8시간 정도 훈련을 합니다. 다른 팀 선수들과 평가전을 가지기도 하고, 경기 후에는 팀원들과 영상 분석을 하기도 해요. 경기가 열리는 금, 토, 일요일에는 아프리카TV(서울 강남구)스튜디오로 갑니다. 보통 6시간 정도하는데, 게임이 끝나고 녹초가 될 정도로 힘들어요.”
직업 특성상 게임이 일상일 것 같아요. 늘 게임과 함께하는 편인가요.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즐길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어요. 연습을 위해 억지로 할 때면 굉장히 힘들죠. 처음엔 이런 직업이었구나 싶어 버티기 힘들었는데, 꾸준한 연습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는 상상을 하며 참아왔죠. 지금은 제 삶의 일부분이 된 만큼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게임만 하는 게이머의 시대는 갔다...‘올라운더(ALL-rounder)’가 되기 위해선 뚜렷한 캐릭터도 가져야
선수 수명도 궁금하네요. 프로게이머는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피파 프로게이머의 장점인데요. 다른 게임에 비해 선수 수명 긴 편입니다. 0.1초에 차이에 불과한 반응속도로 승패가 갈라지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피파는 전략 싸움과 판단력이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나이나 순발력이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라 프로게이머들에게 치명적인 ‘에이징 커브’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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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업계 크기가 작은 것이 현실...월급 보장 못 받는 선수도 있어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요.
“저는 월급을 받고, 대회에서 상금을 획득하면 팀원들과 분배합니다. 사실 ‘리그오브레전드’나 ‘오버워치’ 같은 큰 게임에 비해 피파온라인은 선수들의 월급이나 대회 상금의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회 일정이 없는 날에는 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가 보내주는 후원금을 부수입원으로 삼는 선수들이 꽤 되죠. 월마다 편차가 크지만 일반적으로 월급의 반 정도가 후원금으로 들어옵니다.”
모든 선수가 월급제로 받나요.
“그렇진 않아요. 월급을 받는 것은 스폰서가 있는 팀의 이야기죠. 선수들을 후원해주는 기업이 없다면 고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없어요. eK리그에 정식 등록이 된 선수들은 일정 수준의 지원금을 받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해서 선수들 중에는 투잡을 뛰는 선수들도 있어요.”
프로게이머만의 스트레스도 있을 것 같아요.
“당연하죠. 선수생활을 하다보면 성적이 안 나오는 시기가 있는데, 그때 후원 기업의 담당자를 만나게 되면 정말 부담되죠. 말 그대로 면목이 없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프로게이머에 대한 관심은 매년 늘어나고 있어요. 꼭 갖춰야할 조건이 있다면 뭔가요.
“쉽게 말해 귀가 열려있어야 해요. 성적으로 먹고사는 직업이다 보니 본인의 실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경기 중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 또는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는 멘탈이 중요합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김재현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