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라가면서 보험사 순이익이 줄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을 내걸고 인하 압박에 나섰다. 대형사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가운데 중소형사 중 캐롯손해보험이 유일하게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의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매출은 총 10조638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늘면서 보험료 수입도 비슷하게 커졌다.
상반기 자동차보험 순이익은 5559억원으로 2021년부터 시작된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다만 작년 상반기에 비해선 11.3% 급감했다. 사고로 발생한 손해액(보험금 지급 등)을 소비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로 나눈 손해율은 작년 상반기 77.1%에서 올 상반기 78%로 상승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교통량이 늘어 손해액이 커졌고, 자동차보험료를 작년과 올해 3월 각각 1.2~1.4%, 2.0~2.5% 내리면서 보험료 수입도 줄었기 때문이다. 손해율이 올라가면 보험사 실적은 악화한다.
금감원은 “하반기에도 손해율이 상반기처럼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보상기준을 합리화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보험료 추가 인하 방침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손해율 80%를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6월말 기준 시장점유율에선 삼성·현대·KB·DB 등 4대 대형사가 85.2%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올라갔다. 과점 구조가 심화됐다. 중소형 8개사 중에선 온라인전업사인 캐롯손해보험만 점유율이 0.3%포인트 올라갔다. 캐롯손보의 점유율은 1.6%로,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보험이 2020년 3월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퍼마일 보험의 지난달 기준 재가입률은 91.3%로 상품 출시 이후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