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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상충 위험 줄이려…PWC, 컨설팅 업무 축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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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컨설팅 부문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감사를 받는 기업과의 이해 상충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컨설팅 업계의 한 축이던 회계법인의 비중이 줄게 되면 산업 구조가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PwC는 컨설팅 부문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감사 사업부 재편의 일환으로 미국에서부터 일부 자문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컨설팅 부문을 축소할 예정이다. 다만 세무 컨설팅 업무는 이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PwC는 우선 임원진에 대한 급여 환수 조항을 신설할 방침이다. 감사 업무 도중 비윤리적인 행위가 포착되거나, 기타 금융 스캔들에 기업이 휘말릴 경우 임원진 7명의 임금을 환수하겠다는 선언이다. 또 분식회계 및 파산 위험에 대한 기준선을 마련해 소속 회계사가 검토할 사안을 확대한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회계법인이 컨설팅 부문을 폐지하는 배경엔 각국의 규제가 있다. 각국 규제당국은 글로벌 회계법인에 컨설팅 부문의 독립을 촉구해왔다. 피감 기업에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감사를 느슨하게 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KPMG는 영국 건설사 캐릴리온에 대해 부실 감사를 한 혐의로 13억 파운드(약 2조 1670억원) 상당의 벌금형이 부과됐다. 이에 따라 영국 회계 당국은 글로벌 회계법인에 감사와 컨설팅을 분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미국에선 엔론, 월드컴 등 대형 분식회계 사건이 터진 뒤 2002년 감사와 컨설팅업무를 분리하는 '사베인스-옥슬리법'이 제정된 바 있다. 다만 미국 외에 지역에서 컨설팅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규제하지 않는다.

피감 기업의 우려도 큰 상황이다. 규제 당국이 감사 기준을 강화하자 괜한 오해를 뒤집어쓸 수 있다는 경계심이 고조된 것이다. 또한 공인회계사(CPA) 합격자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 인재를 유치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PwC는 경쟁사들에 감사품질센터(CAQ)를 통해 공동 행동에 나설 것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업계의 지지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은 개별적으로 분리 계획을 밝혔다. EY는 컨설팅 사업부를 분사하려 나섰고, PwC는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내부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있다.

컨설팅 업무를 축소하면서 관련 업계가 재편될 전망이다. PwC가 구조 재편에 나선 이상 나머지 경쟁사도 이를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PwC는 어니스트 앤드 영(EY) 등 경쟁사에도 컨설팅 부문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팀 라이언 PwC 수석 파트너는 "(우리는) 훌륭한 경쟁사를 두고 있지만, 그들이 무엇을 하느냐는 그들에게 달려 있다"며 "회계 업무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PwC, EY, 딜로이트, KPMG 등 4대 회계법인의 미국 내 피감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수익은 15억달러에 달했다. 감사 수수료 수익은 13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컨설팅 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딜로이트(약 12%)였다. PwC(9%)는 딜로이트, EY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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