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의 조직 문화 혁신은 성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세 배로 늘었고, 롯데슈퍼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불황에도 턴어라운드 성공
롯데마트는 상반기 매출 2조8690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1.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0.8% 급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작년 말부터 추진 중인 마트와의 상품 통합 소싱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롯데슈퍼 역시 상반기 1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작년 상반기 40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증권가는 깜짝 실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증권업계는 2분기 롯데슈퍼가 1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론 5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유통업계에서는 강 대표의 조직 문화 혁신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 대표는 최근 임직원 회의에서 “기업 문화는 단기간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2년 전부터 반바지 입기와 실무자의 대표 직보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하다 보니 조직 분위기가 꽤 많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위해 ‘아이디어 고’라는 사내 게시판을 마련했다. 수익성 개선과 비용 절감 아이디어를 임직원이 대표에게 자율 제안하고, 채택되면 포상을 받을 수 있는 제조다. 과거 비용 절감 계획을 ‘톱다운’(하향식)으로 지시한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변화다.
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로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600여 건의 제안이 나왔는데, 이를 통해 80억원가량의 비용을 줄였다.
롯데마트·슈퍼 통합 박차
롯데마트와 슈퍼는 작년 말 그가 대표를 겸임하면서 상품 코드 일원화 등 ‘화학적 결합’을 하고 있다. 상품 발주 및 관리, 데이터 분석 등 업무를 통합해 그로서리(식품)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마트는 1998년부터, 롯데슈퍼는 2001년부터 사업을 하고 있는데, 강 대표 취임 전까지 두 회사의 대표가 한 사람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는 “슈퍼와 마트가 ‘원 팀’이 될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바꿔 나가겠다”며 마트와 슈퍼 직원들에게 통합 사원증을 발급하기도 했다.지난 7월에는 롯데슈퍼 온라인몰인 롯데슈퍼프레시를 롯데마트 온라인몰인 롯데마트몰로 일원화했다. 롯데슈퍼의 배송 권역 중 95% 이상을 롯데마트몰이 커버할 수 있는 만큼 채널 일원화를 통해 온라인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이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와 슈퍼의 파트너사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과 각각 접촉해 상품을 구매하다 보면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통합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