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친일파가 아니냐'고 주장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고발한 상황에서 "일제 때 시청 공무원을 한 건 확실한데 왜 고발하느냐"는 반박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논리를 적용하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가 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일제시대인 1940년 보통문관시험(현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해방 전 일제시대에도 관리(공무원)를 하셨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공무원 직급체계는 일제시대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해방 후 함흥시청 계장(현 5급에 해당)을 했다면 일제시대에는 서기보나 서기, 주사를 지냈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한 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일제시대에 보통문관시험을 보고 공무원이 되었다는 사실이다"라며 "그럼 직급을 서기나 주사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아니고 계장이라 하면 명예훼손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일제시대 때 부친이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일제시대 보통문관시험은 경찰이나 관리, 즉 공무원이 되기 위해 치렀던 시험이다"라며 "192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인 합격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30년대 들어서면서 조선 청년들이 많이 합격하면서 똑똑하고 능력 있는 조선 청년들의 입신출세 관문이 됐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신분과 가난에서 벗어나 자기 능력을 맘껏 펼치고 싶은 많은 조선의 청년들이 일제 치하이긴 하지만 그 선택지로 공무원이 되고자 했다. 문 전 대통령의 부친도 그중의 한 분이다"라며 "백선엽 장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민주당은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구국 영웅에 대해 친일파 딱지를 덮어씌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배치받은 1943년 이 지역에는 이미 독립군이 있지도 않았다. 당연히 백 장군이 독립군과 전투를 벌이거나 죽였다는 기록은 하나도 없다"라며 "민주당 논리를 적용하면 백 장군이나 문 전 대통령 부친이나 다 자발적으로 공무원이 되었기 때문에 친일파가 된다. 이 얼마나 황당한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제시대에 관리를 지냈다는 것이 죄는 아니다. 박 장관도 그 점을 말하고자 했을 뿐이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이 박 장관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제강점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백선엽 장군의 친일파 규정을 부인하면서 "문 전 대통령 부친은 (일제시대)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친일파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백선엽이 스물몇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거의 나이가 똑같은데, 그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냐. 어떻게 한쪽은 친일파가 돼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돼야 하느냐"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윤 의원은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이후의 일"이라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