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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인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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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험한 일이다. 무더운 여름날 제법 큰 지방 광역시를 방문했다. 서울에서는 어디를 가나 넘쳐나는 것이 자동차와 사람이다. 그런데 그곳에선 큰 도로뿐 아니라 공원, 근린시설에 왕래하는 사람이 없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한 곳이 2022년 기준 ‘인구 감소율 공동 1위 도시’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이해가 됐다.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했던 기억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전례 없는 출산율 저하로 인해 2020년을 정점으로 총인구 감소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2022년 기준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가 0.78명이라고 한다. 인구 유지에 필요한 최소 출산율이 2.1명인데 턱없이 부족하다. 안타까운 것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혼인 감소로 인해 앞으로도 드라마틱하게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3명의 자녀를 열심히 키운 필자의 입장에서도 어렵고 힘든 현실에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이대로 간다면 2020년 5148만 명이던 인구는 2070년 3766만 명으로 27% 감소하게 된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앞서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경험한 독일, 일본 사례를 보면 더 걱정이 앞선다. 두 나라 모두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노동인구가 감소하며, 노동인구가 큰 도시에만 몰려들어 거대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중소도시가 통째로 붕괴하는 것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최근 부서장들과 ‘인구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토론했다. 카드사에 인구 변화는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특히 주력 소비계층, 핵심고객을 정의하고 예측하며 새로운 결제기술을 비즈니스 전반에 적용해야 하는데 ‘축소의 시대’로 접어드는 최근의 변화는 달갑지 않다.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건 미래와 위험에 맞서 단단히 준비하는 자에게는 분명히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인사제도, 조직, 비즈니스 전반을 강력하게 재정립해 나가고, 정부 인구정책과 연계한 새로운 고객군을 발굴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것도 없다.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국가 부흥과 성공의 척도는 영토 크기, 국내총생산(GDP) 증대와 인구 증가라고 꼽은 바 있다. 번성하던 로마제국은 황금기 때 인구가 1억2000만 명을 넘었지만 멸망 직전에는 5000만 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인구 문제는 이제 개인이나 기업 차원을 넘어선 듯하다. 정부 정책은 미래에 초점을 맞춰 더욱 절실해져야 하고 수많은 기업은 이제 사회적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 인식을 더욱 가다듬고 움직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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