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중국 3국 간 협력을 다시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며 “한국은 3국 간 협의체 의장국으로서 한·일·중 3국 간 협력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5일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최근 소원했던 한·중 관계가 재정립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인도네시아 일간지 콤파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세안+3(한·일·중)가 협력의 폭과 깊이를 계속 확대하기 위해서는 3국 간 협력이 전제돼야 하고, 서로 시너지를 내려면 한·일·중 협력이 다시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선 “한·미·일의 협력이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특정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일 정상회의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열린 게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에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이번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불참해 한·일·중 정상회의는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날로 고조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은 아세안 국가들에도 직접적이고 실존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한국과 아세안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에 대해선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양측 협력 기반이 꾸준히 확대됐고, 이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할 최상의 시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5주년이 되는 내년 양국 관계를 격상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아세안이 대화 상대국과 맺는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이다.
윤 대통령은 6일부터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다자회의에 참석한다. 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각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한다. 오는 8일에는 뉴델리로 이동해 G20 정상회의 관련 각종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