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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때가 됐는데…유가 급등세에 곱버스 몰려간 개미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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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수개월 째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유가 하락을 예상한 개인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버스2X' 상장지수증권(ETN)을 찾은 투자자도 적지 않았는데,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고유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급한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4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선물 가격은 40센트 상승한 배럴당 85.9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 급등기에 개인 투자자는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에 몰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 7월 3일부터 2개월 동안 원유 인버스 ETF를 48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원유 ETN 상품에도 많은 투자 자금이 모였다. '인버스 2X'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두 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곱버스'로 불린다. 반대로 값이 오르면 두 배의 손실을 떠안게 된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 7월 3일부터 이달 5일까지 2개월 간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상품을 591억원 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에도 개인 투자자금 179억원이 몰렸다. 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원유 곱버스에 투자한 개인 대부분은 손실권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ETF 시장의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는 7월 3일 이후 2개월 간 19.02% 하락했다. 'TIGER 원유선물인버스(H)'의 수익률(-19.03%)도 이와 비슷했다. 같은 기간 ETN 시장의 인버스 2X 상품은 35% 정도 하락해 낙폭이 더 컸다.

시장에서는 원유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 조치를 오는 10월까지 연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25명의 전문가 중 20명이 사우디의 감산 연장을 예상했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원유 수급은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이 연말까지 연장된다면 국제유가는 90달러대 이상으로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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