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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시어머니 생신에 문자 드리랬다가 엄청나게 싸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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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가 예비 시어머니의 생일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거부했다는 사연이 화제다. 예비 신랑은 파혼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한다.

예비 신랑 A씨는 지난달 3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어머니 생신에 문자 한 통 드리랬다가 대리 효도 소리 듣고 엄청나게 싸웠다"는 글을 통해 이런 사연을 공개했다.

"내가 잘못한 거냐"며 네티즌들의 의견을 물은 A씨는 먼저 예비 신부와 오는 10월 결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상견례는 지난 2월 마쳤으며, 상견례 이후 부모님을 뵙거나 연락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마침 어머니의 생일이 되자 A씨는 예비 신부 B씨에게 "이번 주 금요일(30일)이 어머니 생신이니 축하한다고 문자나 카톡 메시지 하나만 드리면 어떨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B씨는 "금요일에 찾아뵐 건데 뭐 하러?"라며 이를 거절했다. 이에 A씨는 "그래도 미리 연락드리면 좋잖아. 가족 될 사이인데"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B씨는 "가족? 어머니가 어떻게 내 가족이야. 나는 오빠랑 결혼하는 것"이라며 "혼인신고하고 가족관계증명서 떼면 오빠만 나오지, 어머니는 안 나온다"고 거부했다.

설전은 계속됐다. A씨는 시어머니는 당연히 가족이라고 했고, B씨는 '그냥 오빠네 어머니일 뿐'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지금 나한테 연락하라는 강요가 대리 효도"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다툰 뒤 서로 연락하지 않고 있다는 A씨는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진지하게 파혼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B씨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은 "반대로 남자가 '너희 부모니 내 가족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나오면 기분이 어떨까 싶다", "생신 축하 문자 정도는 보낼 수 있다", "빨리 갈라서라", "결혼 전에 알게 돼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생일날 찾아뵙기로 했는데도 연락을 강요할 필요는 없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혼 전이고 생일에 찾아뵐 건데 문자까지 드려야 하냐", "대리효도, 강요 둘 다 맞는 것 같다", "당일날 찾아뵙는데 미리 문자? 굳이 왜?" 등의 의견이다.

한편,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비에나래가 지난 1월 설 연휴를 맞아 '돌싱'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268명) 응답자의 38.1%는 한국의 명절 관습 중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하는 사항을 묻는 항목에서 '대리 효도'를 꼽았다. 대리 효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리 효도 다툼이 범죄로 이어진 적도 있다. 2019년 부모 부양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사실혼 관계인 동거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52세 남성이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동거녀가 남성의 아버지로부터 아파트를 받을 때는 "잘 모시겠다"고 약속해놓고, 명의 이전 이후부터는 부양을 소홀히 했다는 게 범행 이유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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