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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건축물화 앞둔 생활숙박시설 10만호 '비상'…"준주택으로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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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10월 말부터 숙박시설로 사용하지 않는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10만호 생숙 소유자들이 비상에 걸렸다. 전문가들은 생숙 시설이 불법건축물로 간주되는 것에 대한 문제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택산업연구원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회의원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생활숙박시설 당면문제와 관련제도 개선방안'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생숙시설을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지엽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정착, 거주, 체류, 숙박 등 주거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가 됐다"며 "주거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정착 개념에서 벗어난 체류형 주거시설 개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경제·기술적 변화에 따라 주거수요는 세분화되고 있다"며 "주거와 숙박 기능을 담는 하이브리드형 '체류형 주거시설'의 하나로써 생활숙박시설이 활용될 필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숙시설을 준주택으로 도입하면서 따르는 세부기준 마련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주거와 숙박 개념 변화로 정부 정책도 혼선을 빚고 있다"며 "생숙시설을 준주택으로 도입함에 따라 우려되는 주차기준, 피난·설비기준 등에 대한 세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생숙시설 문제가 불거진 건 2021년 5월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부터다. 건축법 시행 전, 2~3년 전만 해도 생숙은 정부 규제를 피해 큰 인기를 누렸다. 생숙은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아파트형 구조의 주거와 숙박의 중간 성격을 지녔다. 개별 등기, 전입신고도 가능한데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투자수요가 급증했다. 정부는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의 생숙시설 소유자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전 정부에선 이 같은 생숙 주택 투기를 막겠다며 생숙시설에 숙박업 등록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소급입법으로 추진했다. 이에 따라 불법건축물로 간주된 10만여호의 생숙시설은 오는 10월 말부터 건축물 가액의 연 10%에 달하는 이행 강제금을 부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생활숙박시설 규제의 소급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 석호영 명지대학교 법무행정학과 교수는 "생숙시설 규제의 소급적용은 소위 '부진정소급'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급적용을 배제해 헌법상의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과 신뢰 보호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규제적용은 시행일 이후 건축허가를 받은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호영 교수는 "생숙의 거주이전 자유와 소급입법금지를 위해 생숙시설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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