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 매출 급감
31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최근 IPTV 유료 VOD 매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유료 VOD 운영 방식 및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통신사의 공통된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IPTV 유료 VOD 매출은 2018년 659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19년 6412억원, 2020년 6258억원, 2021년 5299억원 등으로 감소세가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아직 발표 전인 지난해는 물론 올해는 종전보다 하락 폭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등 OTT 가입자가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OTT를 두 개 이상 이용하는 ‘다(多) 구독’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제 VOD는 선택지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IPTV, 케이블TV 등 전체 유료 방송 시장도 포화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 방송 가입자 수는 3624만8397명이다. 직전 반기 대비 가입자 수 증가율이 역대 처음으로 0%대에 그쳤다.
○긴급 처방…저렴한 구독상품 내놔
통신 3사는 긴급 처방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이날 7개 방송사 콘텐츠 VOD 11만여 편을 볼 수 있는 ‘프리미엄 환승구독’ 요금제를 출시했다. 월 1만6500원 U+tv 프리미엄 요금제에 8800원을 추가하면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방송사마다 월 8800원짜리 VOD 월정액 상품을 각각 가입해야 했다.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여러 방송사 콘텐츠 VOD를 패키지로 묶은 것은 업계 최초”라며 “VOD 매출 확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는 CGV와 제휴해 유료 VOD와 영화관람권을 할인 제공하는 ‘Btv 무비콤보’를 기획했다. KT는 기본 요금제에 월 4400원을 추가하면 키즈 콘텐츠 8만여 편을 무제한 볼 수 있는 상품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지상파 등 주요 방송사와 협의해 특정 콘텐츠는 유료 VOD에 먼저 풀고, 넷플릭스엔 시차를 두고 제공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엔 영화 ‘범죄도시3’를 IPTV 3사가 OTT보다 먼저 공동 수급했다.
하지만 이런 방안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IPTV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가성비’를 앞세운 OTT를 이기기 힘들다”며 “셋톱박스 시청 이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어드레서블 TV 광고’로 수익을 내고 콘텐츠 가격을 확 낮추는 등의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