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기업 예스티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능 개선에 필수인 웨이퍼 가압장비의 추가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고 30일 밝혔다. 웨이퍼 가압장비 생산을 위한 인력 확보, 클린룸 시설 확충, 유틸리티 시설 정비 등 내부자원 재배치를 완료했으며 자재 구매도 마쳤다.
챗GPT 등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HBM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 대비 데이터 처리 용량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 첨단 메모리 반도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에 따라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 4세대(HBM3), 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돼 왔다. 삼성전자는 'HBM3'의 양산과 더불어 HBM 생산용량을 2024년까지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HBM3E' 개발에 성공했다.
HBM은 △칩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TSV(Through Silicon Via) △칩과 칩을 접착하는 본딩 △언더필(Under Fill)이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그 중 예스티가 추가 양산 준비에 돌입한 웨이퍼 가압장비는 HBM 생산의 핵심공정 중 하나인 '언더필'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다. 반도체의 성능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언더필은 다수의 D램이 적층된 HBM을 절연수지로 균일하게 경화시키는 공정으로, 칩과 칩 사이 불순물을 없애고, 충격·습도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손상을 예방할 뿐 아니라 뒤틀림을 방지해 반도체의 성능을 보호한다.
예스티는 2011년부터 국책과제 수행 등을 통해 가압장비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왔다. 지금까지 관련 분야에서 총 9건의 특허기술을 획득해 독자적인 진입장벽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예스티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총 21대의 가압장비를 이미 납품했다. 특히 HBM용 웨이퍼 가압장비는 국내 굴지의 반도체 기업이 개발단계부터 공정장비로 사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HBM용 웨이퍼 가압장비의 추가 양산 및 납품뿐 아니라 차세대 HBM용 웨이퍼 가압장비, '패키지 가압장비', 'HBM칠러' 등 공급 품목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