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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지역 '창업 꿈나무' 의지 꺾는 대학 코딩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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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전남 여수에 103명의 대학생이 모였다. 카카오가 주최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산대, 전남대 학생들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반려동물 전문 SNS, 웨딩플래너 매칭 플랫폼 등 톡톡 튀는 아이템을 제시하고 2박3일간 쪽잠을 자며 코딩 실무를 익혔다. “발표한 아이디어로 창업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졸업을 앞둔 일부 학생은 걱정을 숨기지 못했다. 한 부산대 4학년 학생은 “부산에는 제대로 된 코딩 교육 과정이 1년에 2개도 안 된다”며 “연내 서울로 자취방을 옮겨 다른 코딩 교육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같은 빅테크가 지원하는 코딩 교육은 지역 대학생들에겐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참가자 대부분이 컴퓨터공학 전공자이거나 복수전공자였지만 “학교에서 배운 건 당장 쓸모가 없다”고 했다.

대학 커리큘럼과 산업 현장의 괴리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생성 인공지능(AI)이 산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 체감 간극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에선 AI 대전에 대비한 학계·산업계 간 사업 융복합이 한창이지만, 국내 대부분의 대학에선 프런트엔드(사용자화면 구성)·백엔드(서버 개발) 같은 실무 영역은 학원에서나 가르칠 기술이란 인식이 여전하다. 취업이 급한 대학생은 물론 예비 창업자까지 대기업 개발자가 등장하는 6개월짜리 부트캠프(단기 교육)에 목매는 이유다.

비수도권 예비 창업가들의 고민은 더 크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창업 3년 미만 기업 중 수도권 소재 업체는 70%를 넘는다. 수도권 편중 현상을 부른 것은 투자 기회가 서울에 집중된 점도 있지만, 제품 개발 능력을 갖춘 예비 창업가와 개발자가 지역에서 양성되기 어려운 구조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역 대학에 머물러선 초기 솔루션조차 만들기 힘들고,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서 배우며 정착한 이들은 다시 지역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 비수도권에는 산업계와의 간극을 메워줄 기업 교육 과정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역 대학 커리큘럼의 과감한 혁신이 시급한 이유다. “그래도 학교에서 웹 개발은 조금 배웠어요.” 대학 컴퓨터 수업 중 도움 된 학점이 불과 ‘3학점’이었다는 행사 현장의 한 예비 창업가 말이 귓가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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