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살인사건 내용을 담은 영화 '치악산' 개봉에 대해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원주시농업인단체연합회는 29일 시청 2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치악산'의 개봉 중단을 요구했다.
연합회는 영화 '치악산'의 개봉과 관련해 "치악산 국립공원의 청정한 이미지와 수천년간 이 땅을 지켜온 농특산물 브랜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영화 개봉으로 인해 원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결국 농업경제의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지역명을 제목으로 사용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라며 "포털사이트에 치악산을 검색하면 괴담, 사건, 토막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식처럼 정성스럽게 기른 복숭아·배·사과·고구마·찰옥수수·다래 등 치악산이란 이름이 붙은 농특산물의 수확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영화가 개봉되면 수많은 농민이 궁지에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회는 "치악산이라는 지명 제지가 창작자의 자유를 억압하는 거라면 농민이 일궈놓은 농산물 브랜드가 물살 되는건 왜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영화 개봉은 결국 원주 농업경제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영화 '치악산'은 1980년 치악산에서 18토막 난 시신 10구가 수일 간격으로 발견돼 비밀리에 수사가 진행됐다는 '괴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앞서 원주시는 제목을 바꾸고 치악산이 등장하는 대사를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제작사가 거절하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