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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2% 물가 목표·중립금리 유지…"추가 인상, 데이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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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과 경제학자 등이 모여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잭슨홀 회의. 올해 잭슨홀 회의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중앙은행들의 추가 긴축 가능성과 2% 물가목표제 조정 여부였다. 호황이나 불황을 유발하지 않고 잠재성장률 정도를 달성하도록 하는 중립금리 수준을 바꿀지도 관심사였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변화 없이 기존 정책 방향을 고수하기로 했다. 그는 물가목표제와 중립금리를 그대로 두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향후 데이터에 달렸다”는 기존 발언을 되풀이했다.
물가 목표 조정 거절한 파월
2% 인플레이션 목표제는 2% 물가상승률을 달성할 때까지 긴축해야 한다는 정책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채택한 목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물가가 급등하면서 2% 물가상승률이 현실적인 목표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하자 학계 등에서 물가 목표치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애덤 포즌 미국 피터슨국제연구소장은 “2%는 절대적 수치가 아니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려고 경제를 망가뜨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라는 물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금리를 너무 많이 올렸다간 경제 성장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여당인 민주당도 거들었다.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2% 목표는 과학이 아니며 정치적 판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회의에서 이런 요구를 일축했다. Fed 정책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데다 자칫 물가 잡기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중립금리를 그대로 둔 것도 비슷한 이유다.

파월 의장은 지난 25일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에서 “중립금리가 얼마인지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제약적인 통화정책의 정확한 수준을 판단하는 데도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지속하게 하는 금리다. Fed의 현재 중립금리는 연 2.5% 수준이다.
추가 긴축 놓고도 격론
인플레이션 수준과 추가 긴축에 대해서도 관계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올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하고 내년에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미국의 3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이 5%를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이 나올 정도로 미국의 경기 둔화 확률은 낮아지고 있다”며 “올해 적어도 한 번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에스더 조지 전 캔자스시티연은 총재도 블룸버그TV에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엔 이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은 총재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초기 징후를 보고 있다”며 “그간의 긴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금리 동결 견해를 밝혔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두 달 동안 데이터를 보면 큰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여러 가능성을 인정하며 균형을 잡으려고 했다. 그는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에서 “향후 데이터와 위험을 고려해 상황을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평가를 통해 추가 긴축을 할 수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은행 모건스탠리는 “파월 의장은 데이터에 기반해 판단하겠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며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어조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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