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전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
디플러스 기아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쇼메이커(허수)가 오늘 DRX와의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 2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디플 기아는 지난 23일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지난 2라운드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선수들과 감독 코치진의 피드백 과정 등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 말미에 쇼메이커를 비롯한 선수들이 등장해 선발전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쇼메이커의 자신감은 단순한 허세로 치부할 수 없다. 디플 기아는 지난 담원 게이밍과 담원 기아 시절을 포함해 2019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롤드컵에 진출했다. 올해도 진출에 성공하면 5년 연속 롤드컵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중 2020년에는 롤드컵 우승을, 2021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과 2022년에는 선발전을 1위로 뚫고 3번 시드로 진출했었다. 그리고 쇼메이커는 이 같은 ‘선발전 불패’의 기록을 모두 함께한 선수다.
다만 디플 기아의 선발전이 쉬운 여정은 아니다. 먼저 오늘 DRX를 꺾어야 한다. 올해 스프링과 서머 정규리그에서 모두 이긴 상대지만 방심할 수 없다. DRX는 멤버는 바뀌었지만 작년에도 선발전 패자조에서 시작해 롤드컵에 진출, 이후 우승까지 차지한 저력을 지닌 팀이다. 서머 시즌에도 흔들렸지만 결국 플레이오프 막차에 탑승해 선발전 티켓을 따낸 바 있다. 롤드컵에 4회 연속 진출하고 우승만 2회를 차지한 베릴(조건희)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베릴은 2020년과 2022년에 롤드컵 우승을 달성해 ‘롤드컵의 사나이’로 불린다. 과거 담원 게이밍과 담원 기아 시절에 쇼메이커, 캐니언(김건부) 등과 한솥밥을 먹은 핵심 선수로 디플 기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DRX를 꺾어도 큰 장애물이 남아있다. 선발전 승자조에서 KT롤스터에게 패배한 한화생명e스포츠 최종전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디플 기아와 한화생명은 리그 막바지까지 정규 시즌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서머 스플릿 1라운드에는 디플 기아가 완승을 거뒀지만 가장 최근 2라운드에는 세트 스코어 2 대 0으로 완패를 당했다. 양 팀을 합쳐 디플 기아의 쇼메이커, 캐니언, 데프트(김혁규), 한화생명의 킹겐(황성훈), 제카(김건우), 바이퍼(박도현) 등 롤드컵 우승자만 6명이 포진해 있다. 그만큼 두 팀이 최종전에서 맞붙게 될 경우 치열한 승부가 기대된다.
쇼메이커의 자신감처럼 디플 기아가 오늘 DRX를 꺾고 롤드컵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을 넘을 수 있을지, 아니면 DRX가 지난해처럼 ‘미라클 런’을 위한 시동을 걸 것인지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