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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가처분소득, 17년 만에 최대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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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올 2분기 가구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실질 소비지출은 10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구당 실질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45만850원으로 1년 전보다 5.9% 감소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실질 가처분소득은 물가 영향을 고려한 실질소득에서 이자비용,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이다.

소득은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을 중심으로 비소비지출이 급증하면서 가처분소득이 쪼그라들었다. 올 2분기 가구의 실질소득은 431만7221원으로 1년 전보다 3.9% 감소했다. 실질소득은 작년 하반기에 두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하다가 올 1분기 0%로 개선된 뒤 다시 뒷걸음질쳤다. 고물가 영향에다 지난해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지급에 따른 역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비소비지출(86만6371원)은 고금리 여파로 4.9% 뛰었다.

가처분소득 감소는 소비 둔화로 이어졌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9만63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지만 증가폭은 2021년 1분기(1.6%) 후 가장 작았다. 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242만3557원으로 0.5% 감소했다. 2020년 4분기(-2.8%) 후 10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소비지출이 10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 성향은 다소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처분소득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하면서 실질소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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