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펜드린 단백질 돌연변이에 의해 발병하는 난청 치료제 개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김대원 아이씨엠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신약 후보물질 ‘ICM-40X’를 통해 정상적인 펜드린 단백질을 환자에게 투여하면 난청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이씨엠은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를 전달체로 활용한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유전자치료제는 고장 난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꿔주거나 교정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치료용 유전자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달물질이 필요하다. AAV는 유전자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전달 시스템이다.
불치병인 난청은 잘 들리지 않는 증상 자체를 뜻한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뉜다. 환자의 50%는 귀 노화·질환 등 다양한 후천적 영향에서 비롯된다. 나머지 50%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다.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가장 흔한 유전성 난청 원인은 펜드린 단백질이다. 펜드린은 청력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에서 산, 염기 조절을 통해 소리를 듣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펜드린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소리를 감지하고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내이 조직에 산성화가 일어나고, 난청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이씨엠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와 손잡고 펜드린 결함 마우스를 제작해 효능 실험을 했다. 펜드린 결함이 있는 난청 마우스의 달팽이관에 ICM-40X를 한 번 투여했더니 100㎑에 육박하던 가청주파수가 12~18㎑로 낮아졌다. 가청주파수 범위가 낮을수록 청력 상태가 좋다는 의미다. 정상 마우스의 가청주파수는 15~20㎑다.
김 대표는 “전임상 효능 검증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난청 신약 후보물질 중에서 이 정도 효능을 낸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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