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아이는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난다. 할아버지가 사셨던 시골집으로. 그곳에서 아이는 여름을 만끽한다. 곤충을 관찰하고, 풀잎으로 피리를 불고, 나무열매를 딴다. 다락방에서 보물찾기를 하며 엄마의 어린 시절 여름날에 초대된 듯 아늑한 시간을 보낸다.
여름을 배경으로 아이의 싱그러운 성장을 그린 델핀 페레의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이 국내 출간됐다. 지난해 프랑스의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 ‘마녀상’을 받은 작품이다. 마녀상은 1986년부터 매해 프랑스어로 출간된 모든 어린이책을 대상으로 프랑스사서협회와 청소년전문서점협회가 심사해 우수 아동문학 작품을 선정, 시상한다.
책은 <눈부신 안부> 등을 쓴 소설가 백수린이 프랑스어를 한국어로 옮겼다. 여름의 신록 가득한 풍경과 따스한 추억이 수채화와 흑백 드로잉을 오가며 펼쳐진다.
저자 페레는 “이 책은 여름의 작은 기쁨, 우리가 공유하고 때로는 홀로 경험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소중하게 간직하는 죽은 풍뎅이, 찬장 꼭대기에서 찾은 오래된 사탕, 찾아왔다가 떠나는 친척과 친구처럼 사소하고 덧없으면서도 중요한 것, 유년 시절을, 한마디로 인생을 이루는 모든 작은 것에 대해서 말한다”고 했다.
작품 마지막, 아이는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그거 알아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이었어요.”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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