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청 공무원노조가 이달 말 총회를 열어 조합원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집단 탈퇴를 위한 찬반투표를 한다는 소식이다. 2021년 8월 강원 원주시청 노조 이후 2년 만의 전공노 집단 탈퇴여서 결과가 주목된다.
전공노 안동시지부는 상급단체의 ‘잦은 정치투쟁’을 탈퇴 추진의 이유로 꼽는다.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전공노는 현장 조합원 의견보다 민노총의 지침을 떠받들며 정치투쟁에 몰두해왔다. 최근엔 ‘윤석열 정권 퇴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정치투쟁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 그중에서도 2030세대 공무원들의 누적된 불만이 탈퇴 추진으로 이어졌다. 전공노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윤석열 정부 정책평가 총투표’에 산하 지부 중 유일하게 안동시지부가 참여하지 않은 것도 30대 이하 조합원의 약 80%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안동시지부의 탈퇴 추진에 전공노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유철환 지부장에게 권한 정지를 통보했다. ‘조합 탈퇴를 선동하거나 주도하는 자’에겐 위원장이 직권으로 권한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한 전공노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고용노동부가 이미 시정명령을 내린 문제의 규정이다. 고용부는 이에 대해 “조합 탈퇴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헌법상 단결권 및 노조법상 노조 설립의 자유 등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민노총과 전공노가 시정명령을 거부하며 버티고 있지만, 정치투쟁 일변도로는 변화하는 조합원들의 반발과 이탈만 부를 뿐이다. 안동에 이어 경주 김천 등 경북지역 다른 공무원노조에서도 탈퇴 움직임이 있다. 이념에 치우쳐 매사를 정치투쟁으로 변질시키는 노동운동은 지속되기 어렵다. 민노총과 전공노는 안동시지부의 탈퇴를 정치노조에 대한 중대한 ‘경종’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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