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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줄 때 빨리 나가자"…83년생 은행원도 짐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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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은행원들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자발적으로 짐을 싸고 있다. 희망퇴직 조건과 '인생 2막' 설계를 서두르는 경향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8일부터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한은행이 연초 희망퇴직과 별도로 하반기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2021년(상반기 224명·하반기 133명) 이후 2년 만이다.

대상은 부지점장 이하 모든 직급의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생 이전 출생 직원이다. 올해 생일이 지났다면 만 40세, 지나지 않은 경우 만 39세 직원까지 희망퇴직신청이 가능하다.

만 39세는 신한은행 역대 희망퇴직 대상 연령 기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올 1월 희망퇴직에서 최고 출생 연도 조건이 1978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상 나이가 5년 어려졌다.

대신 이번 희망퇴직 대상에서는 연령이 높은 '지점장' 직급이 빠졌다.

지점장 직급까지 포함해 한해 두 차례 희망퇴직이 이뤄지면, 대규모 연쇄 인사이동과 고객 응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신한은행의 설명이다.

최종적으로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되면,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고 이달 31일 은행을 떠난다.

하나은행은 이보다 앞서 지난달 말 이미 하반기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으로부터 6월 16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신청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60명이 7월 31일 자로 짐을 쌌다.

1968∼1971년생은 28개월 치, 1972년생 이후 출생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수령했다.

이밖에 1968∼1971년생 퇴직자에게는 자녀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도 지급됐다.

은행들이 만 39, 40세의 젊은 직원까지 포함해 1년에 두 번이나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 여파로 은행원 수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인원을 줄이면서도 조직의 활력 등을 위해 신입 사원을 계속 뽑아야 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인사 적체로 현실적으로 지점장(부장급)은 물론 부지점장(부부장급)도 못 달고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직원이 대부분 인만큼 차라리 일찍 퇴직해 '인생 2막'을 준비하겠다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은행권의 실적 호조로 특별퇴직금 등 퇴직 조건이 좋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금융위원회의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2022년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법정 기본퇴직금 1억8000만원에 희망퇴직금(특별퇴직금) 3억6000만원을 합한 것으로, 총퇴직금은 2021년(5억1000만원)보다 3000만원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5대 은행에서만 총 2222명(국민 713·신한 388·하나 279·우리 349·농협 493명)이 희망퇴직 절차를 밟아 은행을 떠났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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