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 속 주인공 기영이·기철이 등 주요 캐릭터의 저작권자로 고(故) 이우영 작가 한명만 인정받게 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검정고무신' 캐릭터 9종에 대한 저작자 등록 직권말소 처분이 확정됐다고 16일 밝혔다.
'검정고무신' 캐릭터 9종은 기영이, 기철이, 땡구, 기영이 아빠·엄마·할아버지·할머니, 도승이, 경주 등이다.
고 이우영 작가는 1992년 캐릭터를 창작하고 2008년 저작권자로 등록됐다. 이 작가의 유족 측은 2008년 등록 당시 이 작가와 그의 동생 이우진 작가, 스토리 담당 이영일 작가, 캐릭터 회사 장진혁 대표까지 4명이 공동저작자로 등록됐다며 공동 저작자로 올려진 이들의 등록 말소를 요청했다.
저작권위는 청문 진행 결과, 공동저작자 4명 중 이우영 작가만 '검정고무신' 캐릭터 저작자라는 점을 확인하고 지난달 12일 '저작자 등록'을 직권으로 말소 처분했다. 저작권위는 "공동저작자로 등록된 나머지 3인은 캐릭터가 창작된 이후에 참여한 만화가, 캐릭터 작가가 아닌 만화의 스토리 작가, 수익 배분 차원에서 등록한 회사 대표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날 결과는 당사자들에게 통지 이후 30일간 이의제기가 없어 지난 14일 최종 확정됐다.
저작 등록 말소가 이뤄지면 해당 캐릭터의 저작권은 별도의 신규 등록이 없더라도 창작자에게 자동으로 귀속된다.
저작권위원회는 이번 '검정고무신' 직권말소 처분은 2020년 8월 '직권 말소등록제도' 도입 후 시행한 첫 사례로 "실제 창작에 참여하지 않은 자는 저작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데에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