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대차 시장은 개인이 개인에게 전·월세를 놓는 ‘비제도권’ 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민간을 적극 활용해 중산층 주거 안정을 꾀하는 프랑스 등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세사기와 역전세(계약 당시보다 전셋값 하락)난 역시 개인이 전·월세를 공급하는 기형적 임대시장 구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는 ‘임대시장 선진화’를 기치로 2015년 ‘뉴스테이’라는 제도를 도입하며 기업형 임대 육성을 공언했다. 하지만 기업형 임대 제도는 걸음마를 제대로 떼기도 전에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기업 특혜’ 시비에 따른 정부의 말 바꾸기, 인기영합주의적인 법 개정 등이 반복되며 사업 리스크가 커져서다.
뉴스테이 후신인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건설사, 시행사 등이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임대주택을 짓는 제도다. 저렴한 금리에 공사비를 조달할 수 있고, 임대 후 분양가도 사업자가 정할 수 있다. 수요자에게도 유리한 측면이 많다.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에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고, 임차료도 주변 시세의 75~90%로 낮아서다. 하지만 올 상반기 기업들의 참여 규모는 690억원으로 작년의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장은 “손바닥 뒤집듯 정책이나 법이 바뀌는 상황이 반복되면 어떤 기업도 리스크가 큰 임대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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