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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냐 회복이냐…경기 진단 두고 갈팡질팡하는 F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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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국의 경제 전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는 동시에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명확한 결론이 나질 않자 미 중앙은행(Fed)이 섣불리 통화정책을 전환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최소 6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경제 상황이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지난해부터 40여 년만의 고강도 통화 긴축으로 인해 침체가 예상됐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실업률은 3%대를 기록했고, 인플레이션은 3%대에 진입했다.

조나단 밀러 바클레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적어도 향후 2개 분기 동안 경제 상황이 명확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선 Fed가 내놓은 '경기 연착륙' 가설이 불명확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착륙은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경제학회(NBER)도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NBER은 공식적으로 경기가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기관이다. NBER은 경기 침체에 대해 "경제 전반에 걸쳐 경제 활동의 현저한 감소가 수개월 이상 지속되며 일반적으로 생산, 고용, 실질 소득 및 기타 지표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NBER이 침체를 판단하는 기간은 보통 21개월가량 걸린다.

시장에선 이미 침체가 시작됐다는 비관론이 확산했다. 역사적으로 고강도 통화 긴축이 시행된 뒤 경기가 둔화한 경우가 많아서다. 1965년부터 2022년까지 11번의 통화 긴축 시기가 도래한 뒤 안정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한 경우는 4번뿐이다. 나머지의 경우 침체가 도래하거나,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됐다.



아직 경기 상황을 판단하기 이르다는 반박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을 완벽하게 억제했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주장이다. Fed는 인플레이션이 2025년에 접어들어서야 2%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클라리나 퍼시픽 인베스트먼트의 경제 고문은 "적어도 내년 봄이 돼서야 경제 상황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Fed가 통화 긴축을 장기간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5~5.25%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하고 있는 데다 주택 가격도 오름세로 전환해서다. Fed가 오판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Fed는 그 해 경제 전망에 대해 완만한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는 2009년까지 지속됐다.

골드만삭스는 Fed가 내년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하반기 금리를 동결하면서 경제 상황을 관망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지만 Fed 입장에선 금리를 급히 내려야 할 동기가 없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 서한을 통해 "금리 정상화는 Fed 입장에선 특별히 시급한 요소가 아니다"라며 "2024년 2분기부터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최종 금리는 3~3.25%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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