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대체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한 후에도 아스파탐을 사용한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판매액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파탐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로 음료 시장의 성장세가 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롯데멤버스가 롯데유통군 통합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4주차(17∼23일) 아스파탐을 사용한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판매액은 WHO 및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산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의 분류 전인 지난달 2주차(3∼9일)보다 되레 증가한 흐름을 나타냈다.
JECFA가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발표한 지난달 14일 이후인 지난달 4주차(17∼23일) 아스파탐을 사용한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판매액은 지난달 2주차(3∼9일)보다 37%가량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판매량 증가율(9%)을 큰 폭으로 웃돈 수치다.
범위를 인공감미료가 포함된 전체 음료로 넓혀도 지난달 2주차와 4주차의 제로 칼로리 음료 판매량(0%)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아스파탐 발암 논란에도 불구하고 관련 음료 판매량이 직격탄을 맞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같은 기간 전체 음료 판매액은 4%가량 감소해 제로 칼로리 음료 선호도가 유지됐다는 점을 방증한다.
아스파탐 제로 칼로리 음료 판매액은 발암물질 논란이 언론 보도 등으로 확산하기 전인 6월 2주차(5∼11일)와 비교해도 5% 증가했다. 해당 기간 전체 제로 칼로리 음료 판매액은 3% 감소한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선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 분류에도 현재 기준에 따른 아스파탐 섭취 수준에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발표가 나온 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스파탐 현행 사용 기준을 유지하기로 한 점 등에 비춰 소비자 불안이 옅어졌다고 풀이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아스파탐 섭취 수준이 막대한 양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불안 불식에 영향을 미친 점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JECFA는 아스파탐의 일일허용섭취량을 체중 1㎏당 40㎎으로 설정했다. 체중 60㎏ 성인이라면 하루 2400㎎까지 섭취할 수 있다. 이는 아스파탐이 들어간 다이어트 탄산음료(한 캔에 250mL)는 55캔, 막걸리(한 병에 750mL)는 33병을 마시는 양이다.
다만 일부 소비자에게는 인공감미료를 포함한 제로 칼로리 음료 선호도에 변화가 나타난 점이 포착됐다. 롯데멤버스에 따르면 지난달 4주차 기준 여성의 구매량은 6월 2주차 보다 22%, 7월 2주차보다 10%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의 제로 탄산음료 구매량은 6월 2주차보다 24%, 7월 2주차보다 32%가량 증가했다. 아울러 연령대별로는 30대가 6월 2주차보다 24%, 7월 2주차보다 32% 늘었지만 50대는 21%, 6%씩 감소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부 성별과 세대의 아스파탐 함유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판매량 증가는 관련 발표를 앞두고 유통가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한 영향이 일부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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