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올해 첫 연간 흑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쿠팡은 성장 가속화를 위해 ‘쿠팡플레이’와 대만 로켓배송 사업 등 신사업 부문에 총 4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첫 연간 흑자 달성 청신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인 쿠팡은 2분기에 매출 58억3788만달러(약 7조7000억원)를 거뒀다고 9일 발표했다. 작년 2분기보다 21% 늘어난 수준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추정치(56억~57억달러)도 웃돌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억4764만달러, 1억4519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쿠팡은 작년 3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영업이익·순이익을 거두며 첫 연간 흑자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지난해 쿠팡은 영업손실 1조1201억달러, 순손실 9204억달러를 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수년간 물류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높은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한 게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라며 “매출과 활성 고객 수가 갈수록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이른바 ‘플라이휠’(선순환)이 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2분기 활성 고객(분기에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1971만 명으로, 작년 2분기(1788만 명)보다 10% 넘게 늘었다. 활성 고객 증가율은 작년 4분기(1%)의 10배에 달했다. 쿠팡 관계자는 “소비 부진으로 2분기 한국 유통시장(통계청 집계 소매판매액) 성장률이 3.1%에 그쳤는데 쿠팡 매출은 21% 급증했다”며 “로켓배송뿐 아니라 후발 사업인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로켓그로스 등도 큰 폭으로 성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범석 “대만에 대규모 투자”
김 의장은 작년 10월 진출한 대만 로켓배송 사업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등 신사업에 올 한 해 4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신사업의 2분기 감가상각 전 영업손실은 1억737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세 배 넘게 급증했다. 쿠팡 관계자는 “그만큼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김 의장은 “신사업 투자 기준이 높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투자는 과감하게 중단한다”며 “대만 사업은 투자 기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사업의 성장 속도는 한국에서 처음 로켓배송을 도입했을 때보다 훨씬 더 빠르다”고 했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 확대 방침도 밝혔다. 쿠팡은 지난 4월부터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쿠팡이츠 배달비의 10%를 할인해주고 있다. 김 의장은 “배달비 할인 지역에서 쿠팡이츠 시장점유율이 평균 5% 이상 증가했다”며 “무제한 쿠팡이츠 할인을 와우 멤버십 정규 혜택으로 편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