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하고 이재명 대표가 참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에서 활동가로 참석한 한 고등학생이 이 대표 면전에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제주 청소년 지구평화 단체 활동가'로 참석한 고등학교 1학년 정근효 군은 민주당을 겨냥해 "특검이나 김건희 (여사) 조사가 민생보다 더 중요하냐"고 했다. 이어 "국회는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 국회는 이재명 특검 찬성·반대, 김건희 (여사) 이야기를 하는 기구가 아니다"라고 여야를 모두 비판했다.
정 군은 또 "노동자, 기후 위기 피해로 고통받는 이들, 극심한 교육환경에 자살하는 학생보다 이재명 특검, 김건희 조사가 죽을 만큼 중요하냐"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욕하는 현수막,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욕하는 현수막을 다는 게 부끄럽지도 않냐"고 했다.
정 군은 "투명한 자료 없이 계속해서 안전하다고 하는 일본과 도쿄전력을 믿을 수 없다"며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문제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망가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도 했다.
간담회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생들 사이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아동 활동가'를 대표한 초등학교 2학년 김한나 양은 "내가 제일 싫은 것은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을 찬성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어린이들은 오염처리수 방류를 반대하는 내용의 그림을 그려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르면 이달 말 일본이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여 공세를 본격화하고자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간담회에 아동·청소년 등을 초청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들이 "실질적 당사자"라고 참석에 당위성을 부여했지만, 여권에서는 선전·선동에 어린이를 이용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야권 정치꾼들의 정치 선동에 전위부대로 내세우는 저열하고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며 "어린이를 정치 선동의 도구로 삼는 짓은 지도자 우상화ㆍ체제 선전을 위해 어린이를 동원하는 극도의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썼다.
박수영 여의도연구원 원장도 페이스북에 "사법 리스크가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6세에서 10세밖에 안 되는 어린이들을 정치선전과 선동의 도구로 활용하는 행위는 인권침해이자 아동학대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며 "이렇게 어린이를 정치 선동의 도구로 삼는 작태는 지도자 우상화, 체제 선전을 위해서 아이들을 동원하는 북한의 행태"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