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하반기 신작 출시, 중국 판호 관련 상승 동력(모멘텀)에 힘입어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신작 마케팅비가 늘어 실적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의 2분기 실적 발표 후 종목보고서를 낸 증권사 가운데 절반가량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신작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에서다. 반면 '매수'를 제시한 전문가들은 하반기 넷마블이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신석기시대'가 중국에서 좋은 초기 성과를 거두고 있고, 지난달 출시된 '신의 탑: 새로운 세계(신의 탑)'도 흥행하고 있어 넷마블이 올해 흑자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넷마블에 목표주가 6만8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그는 "신의 탑이 흥행해 마케팅비는 늘어나겠지만 흥행 규모가 이를 넘어선다"며 "웹툰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신의 탑이 흥행하며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4분기 출시 예정인 나 혼자만 레벨업은 신의 탑과 마찬가지로 인기 웹툰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넷마블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출시된 게임의 성과가 좋아 3분기부터 영업손실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며 "중국에서 판호를 받은 '제 2의 나라', '일곱개의 대죄', 'A3:Still Alive'도 연내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어 이들의 성과에 따라 주가와 실적 모두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넷마블은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7종, 중국 시장에 3종의 게임을 신규 출시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신작이 다수 출시될 예정이지만 실적이 크게 개선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이지은 연구원은 "신작의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려면 높은 수준의 매출을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며 "하반기 넷마블이 출시할 게임들이 크게 흥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하반기엔 마케팅비가 2분기보다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메리츠증권은 넷마블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목표주가도 기존 8만3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게임의 매출 감소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2025년 이후 신작 계획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증권사 이효진 연구원은 "스핀엑스를 비롯한 넷마블의 기존 게임 실적이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기존 준비되던 신작 외 방향성을 제시할 신작이 발표되지 않아 청사진을 그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자회사 예상 수익률이 저조해 영업권이 손상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산가치의 하락이 빨라지며 재무구조가 개선될 시점도 늦춰질 것"이라며 "재무가 개선되고, 과거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로 성장한 넷마블이 미래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게임사로서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넷마블은 2분기 3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비해 적자 폭이 컸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6033억원이었다. 전 분기에 비해 12.8% 늘어난 회사 측은 1131억원의 마케팅 비용이 반영돼 실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실적 발표회에서 "상반기는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매출 하향화로 인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며 "2분기 말 출시한 신의 탑과 신석기시대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는 기대 신작들이 다수 포진된 만큼 실적 부문의 개선과 함께 글로벌 게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산에 대한 질문에는 "차입금 만기일인 내년 6월까지 유의미한 상환을 고민 중이며 현재 차입금을 단기간 내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